쇼핑도 재미난 게 최고!
아래 글은 11월 18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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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마트로 장 보러 가면 카트에 올라타서 매장을 종횡무진(?) 누비던 추억을 다들 가지고 계시지 않나요? 카트를 타고 매장 안을 씽씽 달리고 싶다는 생각, 한 번쯤은 해보셨을 텐데요?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바로 이마트의 쇼핑카트가 인기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카러플)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이마트는 지난 17일 카러플 IP를 활용한 행사를 기획하여, 이달 19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진행된다고 밝혔는데요. 게임 상에 이마트 카트가 아이템으로 구현되고, 이를 사용하여 레이싱 대전을 완주하면 무려 5천 원 할인권을 준다고 합니다. 카러플 대회도 직접 후원하고, 매장에는 게임 캐릭터로 꾸며진 쇼핑카트가 등장한다고 하니, 정말 전방위적으로 활용하는 셈인데요. 주 이용자 층이 10대에서 30대 사이인 카러플 IP를 활용하여 젊은 고객들에게 이마트를 알리고, 방문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러한 재미 요소를 더한 프로모션은 특히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성향 테스트를 활용한 마케팅이 대세라 할 수 있습니다. 올해 MBTI는 정말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러한 인기를 활용하여 성향 테스트를 만들고 거기에 광고를 살짝 얹히는 식의 프로모션도 대거 등장하였습니다. 이러한 테스트들은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가, 적은 비용으로도 서비스의 인지도를 확 끌어올리는 효과를 발휘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전국의 마케터들이 모두 성향 테스트에 뛰어들면서 레드오션이 되어가던 찰나, 또 다른 신박한 아이디어 하나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G9가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알리기 위해 만든 인스타그램 방탈출인데요. 시작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계정의 팔로워 수가 6만을 바라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방탈출해보러 가기)
저도 직접 이벤트에 참여해보았는데요. 인스타그램 태그를 활용한 UX 설계가 치밀하였고, 중간중간 자연스럽게 상품을 노출하는 등 홍보 포인트도 잘 녹인 듯 보였습니다. 그동안 이베이코리아는 경쟁 플랫폼에 비해 젊은 고객들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할 확실한 한 방을 보여준 동시에, 향후 커머스 안에 재미 요소를 더해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의 실체를 미리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재미 요소를 더한 마케팅들의 타깃은 명확한데요. 바로 미래 고객인 MZ세대입니다. MZ세대는 확실히 이전 세대보다 더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고, 유튜브, OTT 등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즐기는 경험 또한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틱톡의 인기에서 알 수 있듯이 자체적인 콘텐츠 생산과 공유를 통한 파급력도 크지요. 그래서 잘 만든 재미 콘텐츠는 광고비를 많이 쓰지 않고도 엄청난 규모의 도달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계도 꽤나 명확한데요. 아직 구매나 가입, 다운로드 등 전환 지표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이러한 재미 콘텐츠의 전환 효율은, 기존 대규모 광고 캠페인 대비 1/10 수준에 불과합니다. 물론 이번 G9 사례처럼 높은 관여를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를 통해 브랜딩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사례들도 하나씩 등장하곤 있긴 합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 괜히 스케일업을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여전히 TV CF가 1순위로 고려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