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달라진 블랙프라이데이
아래 글은 12월 02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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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7일은 이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날인 블랙프라이데이였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한 해가 지나기 전 쌓인 재고를 높은 할인율로 밀어 판매하는 미국 최대의 세일 행사인데요. 이날만 되면, 평소엔 10시에 문을 열던 백화점이 오전 5시부터 영업을 시작할 정도. 주요 매장들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주차하는 데만 몇 시간씩 걸리기 일쑤고요. 극성인 사람들은 텐트를 가져와 전날 밤부터 매장 앞에서 밤을 지새운다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행사 아닙니까?
하지만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풍경은 사뭇 달랐습니다. 그 원인은 역시 만악의 근원인 코로나 19. 원래는 오전 5시 오픈 전부터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던 매장은 오전 9시가 되어도 한산했다 하고요. 코로나 전파를 우려하여 일부 매장에선 입장 인원을 제한했는데, 제한 기준 인원도 채 차지 않아서 머쓱했다고 할 정도. 이는 실제 통계 수치로도 드러났는데요. 유통정보 제공업체인 센서매틱 솔루션에 따르면 블프 당일 매장 방문 고객은 작년보다 52%나 급감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작년엔 매장을 꽉꽉 채우던 그 고객들, 다 어디로 갔을까요? 텅 빈 매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국 소매협회는 연말 소매 판매 증가세가 최근 5년간의 평균 증가율인 3.5%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그 원동력은 바로 온라인 성장에 있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은 무려 작년보다 22% 성장하여, 작년 사이버먼데이가 세운 당일 온라인 매출 최고 기록을 경신하였던 겁니다. 그리고 올해 사이버먼데이에선 다시 그 기록을 무난히 깼습니다. 이렇게 코로나 때문에 매장 방문은 포기한 고객들도 연말 쇼핑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 이처럼 고객들의 온라인 대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매출이 급성장했을 뿐 아니라, 고객의 소비행태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데요. 우선 그동안 다소 보수적이었던 미국 소비자가 온라인, 더 나아가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쇼피파이에 따르면 매출의 70%가 모바일에서 발생했다고 할 정도로 말입니다. 또한 구매 채널도 다변화되고 있는데요. 어도비에 따르면, 특히 올해 매장 내 혹은 도로변 픽업 서비스 이용량이 52%나 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코로나로 인해 올해 블프는 참 낯선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도 곧 익숙해져 우리의 일상적인 모습이 되지 않을까요? 물론 과거에도 분명 오프라인 매출은 감소하고 온라인 매출은 빠르게 성장해온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소비자의 성향 덕분에 미국 소매시장 내 온라인 비중은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코로나로 이러한 변화는 다시 촉진되었고, 올해는 정말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오프라인이 이렇게 떠난 고객들을 다시 매장으로 초대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한번 편리함을 경험한 고객들이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과거의 그 오랜 대기시간과 불편함을 다시 택하진 않을 거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