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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4 SAT

ABOUT GOCHAL

1. 사소한 리뉴얼

알록달록한 벽지로 둘러싸인 '모세실'을 뒤로했다. 꼭대기 층의 '다락방'으로 장소를 옮겼고 7분이었던 발언 시간을 10분으로 늘렸다. 커다란 거실을 눈 앞에 두고 구태여 작은 방에 열두명이 끼여 앉았다. 누구 하나 옆사람과 부딪힐까 의자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지만 옹기종기한 맛도 좋았다. 3분의 힘은 생각보다 컸던 것 같다. 멤버들 모두 이전보다 훨씬 여유 있었다며 좋은 후기를 남겨줬다. 매우 사소했지만 지난번보다 발전한 시간이었음이 내게는 시사하는 바가 크고 중요하다.


2. 말버릇

대화가 모임의 큰 지분을 차지하다 보니 한 사람 한 사람 말하는 스타일을 자연스레 관찰하게 된다. '뭔가 중독'에 걸린 듯한 경환이와 시도 때도 없는 버퍼링과 리셋에 고통스러워하는 수빈이. 리듬감 있는 손짓의 영권이와 더듬이 지환이. 저마다의 특징을 찾는 게 또 다른 묘미이다.


3. 무제(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음)

두 차례 동안의 모임에서 멤버들로부터 가장 많이 나온 주제는 '취향', '좋고 싫음', '가치판단'이었다. 개인의 스토리와 개성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인 만큼 '나는 무얼 좋아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듯하다 (나도 마찬가지). 오고 가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를 찾아가는' 고민에 들이는 시간과 에너지의 밀도가 꽤나 높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누군가는 글로 기록하고, 사진으로 좋아하는 순간을 포착하려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몸으로 실험을 감행하기도 한다.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더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될 것 같아 기대 중. 다음 프로젝트 주제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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