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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Oct 20. 2022

웨스트 버지니아, 탄광촌에서

미 대륙횡단과 여행


"Wild and Wonderful" 웨스트 버지니아가 환영한다.

웨스트 버지니아는 우리나라의 강원도와 비슷하다.

산 좋고 물 맑고 석탄이 많이 나와 탄광이 많다.

1920년대 석탄을 많이 캐어내던 탄광은 폐광되었고  지금은 박물관으로 개조해 옛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준다.


입구에 점심 통을 든 광부가 서 있다.

갱도 안으로 들어갔다.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작은 새장이 있다.

환기 장치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던 시절 새 장 안의 새가 죽으면 공기가 나쁘다는 걸 예상해 광부들을 내 보냈다.

다치기도 많이 하고 갱도가 내려앉아 죽는 일도 자주 있었다. 

사람들이 숙연해진다.     

하루 종일 삽으로 석탄을 파 내어 수레에 싣는 일을 한다.  


1톤 수레를 다 채우면 20전을 받는다.

하루 종일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버는 돈이 $1을 넘지 못했다.  

아침에 한번 들어가면 저녁까지 나오지 못해 도시락이 필수다.

아랫칸은 물, 위칸은 샌드위치.

힘들 때 깔고 앉아 잠시 쉬기도 했다.  

전혀 알지 못했던 광부들의 삶을 잠시 보고 우리 연탄 때던 일이 생각났다.

집으로 배달된 연탄불로 밥하고 방 데우고 살았던 시절,


장작 패서 불 피워 밥하던 엄마는 연탄이 구세주 같다고 했다. 겨울에 김장하고 연탄 백장 들여놓으면 한 시름 놓았었다.

나는 신혼 때 하루에 두 번 연탄 가는 일이 싫어 투덜댔었다.

다음 세대는 아파트가 구세주라 고했다.

지금 젊은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모를 것이다.   


잠시 어두운 세상에 갔다  밝은 세상에 나오니 눈이 놀란다. 하루 종일 저 안에서 일하고 나오는 광부들의 마음을 아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필드트립 온 한 무리의 아이들이 탄광을 돌아보고 나오며 환호한다.


탄광에서 지은 방 두 개 달린 이 집은 한 달 집세가 $2달러.

그런데 전기가 발명된 직후라서 전기요금이 방 하나에  한 달에 $1.5이었다고 한다. 방마다 전기를 연결하면 50 전이 늘어나 대부분 집에서는 거실 하나만 전기를 켰다.

집세와 전기료는 월급에서 떼고 주었다.



남편이 일 하는 사이 여자들은 물을 길어다 빨래를 하고 난로에 불을 피우고 식사를 준비했다. 아이 옷도 만들고 이불도 예쁘게 만들고 베갯잇에 수도 놓았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 인형도 직접 만들었다.

경제공황을 이겨낸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사진이 집집마다 걸려있다. 사람들은 저녁이면 라디오 앞에 모여 대통령의 연설을 들었다





여기는 독신자 숙소다. 한 달에 $1달러 50센트.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집집마다 책이라고는 단 한 권. 성경책이다.


100년 전에는 미국 사람들도 이런 화장실을 썼다.

 

영국에서 태어난 탄광 주인의 집은 작은 멘션이다.

사람들은 이 집을 수퍼 홈(SUPER HOME)이라 불었다.






언제 다칠지 혹은 죽을지도 모르는 광부들의 표정은 비장하다.

가슴에 단 십자가가 지켜주기를 바랄 뿐.


마을의 중심에 교회가 있다

목사는 설교하고 결혼시키고 장례식도 해 주었다.  광부들의 집을 심방하며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었다.



이 마을 보석상에 불이 나서 전소되었는데 이 성경책은 타지 않고 남아 이 교회에 가져다 보관한다.

"주님의 말씀은 절대로 불타지 않는다" 

이런 믿음이 절실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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