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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Feb 02. 2023

길 위에서 만난 곰, 들소, 사람들

두 번째 알래스카여행


유콘 테리토리의 타키니온천을 출발해 

화이트호스의 맥도날에 들어가 커피 한잔 사 마시고 남 동쪽을 향해 달리다가 강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우리도 차를 세우고 내려다보니  저 아래서 무스가 강에 발을 담그고 아침식사 중이다.

새 직장을 잡아 일을 시작하기 전 여행을 한다는 젊은이들,

"블로그를 하시나요?"물어 그렇다고 하니 

주소를 달래서... 언어가 달라서 읽을 수가 없을 텐데요. 하니 아, 그래요.. 하며

그래도 예쁘게 나오게 해 달라며 웃어준다.

결혼한 지 30년, 애를 일곱이나 낳아 다 키워 놓고 

영화 "버켓 리스트"를 보고 짧은 인생 후회 없이 살다 가자며 평생소원이던 알래스카 오토바이 여행을 한다는 부부.

이런 곳에서 만나면 금방 친구가 된다. 그리고 짧은 시간 그들의 일생을 듣게 된다.



또 한참을 달려  "싸인 포스트 숲(Sign Post  Forest)"로 유명한 왓슨 레이크(Watson Lake)에 도착,



수천 개의 싸인들 중 알래스카에서 아르헨티나까지 자전거로 간다는 태석이라는 사람이 걸어놓은 셔츠가 눈에 띈다. 만난 적은 없어도 어떤 사람일지 상상해 본다.

나는 자동차로 가 보고 싶어도 남미에서의 안전 문제 때문에 아직 엄두를 못 내고 있는데.

그는 과연 자전거로 아르헨티나까지 갔을까? 정말 궁금하다.




왓슨 레이크에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다시 남쪽으로 가는데 

이번에는 흑곰이다.

겨울이 오기 전 많이 먹어 두어야지.




좀 더 가니 이번에는 들소.

이 친구들은 겨울이 오기 전 종족번식을 위해 머리가 터지게 싸우고 있다.




뒤로 좀 물러났다가 다시 꽝! 머리 부딪치는 소리가 고요한 들판에 천둥소리처럼 들린다.


내가 젖소... 패배를 시인하고 물러선다.


남자 소들은 박 터지게 싸우고 엄마소들은 순한 표정으로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다.



다시 앞뒤 아무도 없는 길을 달렸다.









이런 길을 혼자서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대단한 의지력과 체력이 필요할 것 같다.




치나 온천에서 만난 부인이 꼭 가보라고 권하던 리아드 강 온천(Liard River Hot Spring)에 도착해 

간단하게 점심 만들어 먹고 온천 강으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강까지 가는 길, 

더운물이 흐르는 강가에는 초록이 유별나게 예쁜 나무와 풀들이 살고 있었다.


위쪽물은 대단히 뜨거웠고 모기떼는 맹렬하게 덤벼들었다.  덜 뜨거운 아래쪽으로 가서  돌멩이 위에 앉아

모기를 피해 얼굴만 내놓고 땀을 잔뜩 흘리고 나왔다. 모기한테는 좀 물렸지만 오랜만에 온몸의 긴장이 다 풀리는 것 같았다.




 타키니온천에서 문초 레이크 주립공원까지 지도로 보면 조금인데 460마일이다.



아름다운 문초 레이크 주립공원 캠프장.



조금 일찍 도착해 운 좋게도 호숫가 바로 앞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저녁 준비하는데 이미 캠프 사이트가 꽉 차  그 후에 들어온 사람들은 머물지 못했다.



텐트 쳐놓고 호숫가를 걸었다.



아름답고 화려하게 해 가졌다.





저녁 먹고 장작불 피워놓고 쉬는데 손님이 찾아왔다.

옆자리에서 캠핑하는 도슨 크릭에서 왔다는 루 린드 부부다. 자기네는 여름이면 이 캠핑장에 와서 일주일을 머물다 간다고 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알래스카 하이웨이가 시작하는 

자기네 고향 도슨 크릭에 꼭 가보라고 책자를 들고 와서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그녀의 친절한 설명에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 중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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