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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ul 05. 2023

오늘은 미국 독립기념일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태어났다 


 내가 두 살 난 딸을 안고 미국에 도착한 것이 1981년 6월 말이었다.

지금처럼 한가한 동네가 아니고 자그마한 집들과 아파트들이 밀집해 있는 로스 엔젤리스 남쪽이었는데 

도착한 지 며칠 되지 않아 독립기념일이 되었다.

사람들이 길에 나와 폭죽을 터트리고 밤늦게까지 불꽃놀이 하는 소리가 어찌나 컸는지 아이가 무서워 어쩔 줄 몰라해서 달래느라 애를 먹었다. 



1584년-1587년 처음 미국땅에 온 영국 사람들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정착을 실패한 후  1607년 버지니아주에  제임스타운이라는 마을을 만들었다 

 6천 명 정도가 정착했는데 추위와 배고픔으로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들어 1700명만 살아남는 과정에서 인육을 먹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다. 

1620년에는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필그림들이 매사추세츠의 케이프 코드에 도착했다.

필그림들은 로마교회를 부정하고 자신들이 정화된 자(Puritan)라는 사람들이었다.

세월이 지나며 더 많은 개척자들이 오고 신대륙은  13개 주로 된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 

신대륙에 와서 살지만 영국에 세금을 내고 영국의 지배를 받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독립을 준비하게 되고 

1776년 7월 4일 필라델피아에서 토마스 제퍼슨이 초안을 만들고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벤자민 플랭클린,  토마스 제퍼슨, 존 아담스를 비롯해 각 주의 대표들 52명이 서명을 한  독립선언문이 발표된다.

"정의를 확립하고 우리의 자손들에게 자유의 은총을 보장해 주기 위해 "를 기본으로 하는 독립선언문 내용 중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All men are created equal)."라는 문장으로 인해 서로의 이익에 의해 갈등이 지속되다가 80년 후 이 나라는 자기들끼리 남북으로 갈려 전쟁을 치러야 했다. 



필라델피아의 독립기념관

그 앞의 조지 워싱턴 동상.    



독립기념관 앞에 Liberty Bell(자유의 종) , 미국 독립혁명의 상징인 이 종은 자유를 얻은 것을 상징하고, 

자유가 없었을  때를 상기시켜 준다.  

그런데 만든 지 얼마 안돼 깨져버려 지금은 울리지 못한다.

고칠 수도 없다고 한다.

종은 깨졌어도 자유는 깨지지 말아야 할 텐데... 


이 자유의 종은 노예들이 자유를 얻는데도, 

이 땅의 주인이었던 인디언의 자유 회복에도 상징적 역할을 했지만 아직 이루지는 못했다.

1954년 우리나라의 선명회 합창단이 다녀갔다는 사진이 있었다.

나만의 느낌일까? 아이들의 표정이 어둡게 느껴진다.  

미국의 100불짜리 화폐에 얼굴이 있는 벤자민 플랭클린은 대통령이 된 적은 없어도 건국초기 한 일이 대단히 많아  건국의 아버지라 불린다.

80세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사람 중에 노예를 수천 명에서 서너 명까지 소유하고, 그 노예들을 물건처럼 사고팔고 한 사람들이 절반이 넘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자신이 소유한  노예의 수를 줄이다가 나중에는 노예를 다 풀어주고  풀려난 노예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노예들을 위한 학교를 세웠다니 대단히 용기 있고 훌륭한 사람이었다.   

"The Signer" 

위험을 무릅쓰고 독립선언문에 서명해 역사를 바꾼  선구자적인 사람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인구의 3분의 일 정도는  영국이 자기의 고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독립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다. 


1776년 7월 4일은  이 나라가 독립한 것이 아니고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날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삼일절 같은 날이다.

그로부터 7년 동안 영국과의 끔찍한 전쟁 끝에 1783년 파리조약에 서명하므로 전쟁을 종식하고 미국은 독립국가가 되었다. 독립 당시 미국은 그 크기가 지금의 3분의 1도 안 되는 13개 주였다.  

원래의 자유의 종은  민주주의의 시작을 고했고 

1915년, 여성을 위한 자유의 종은 민주주의의 완성을 고했다. 


워싱턴 DC에 가면 "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이 새겨있다.

흑인, 유색인종, 여자에게 자유가 주어진 것이 100년도 되지 않는다.

 우리 앞의 누군가가 목숨 걸고 투쟁해서 얻은 자유라는 것.. 

정말 소중한 것이다. 

여름이면 헐리웃 볼에서도 음악회 마지막에 불꽃을 터트린다.

지금  우리 동네에서도  불꽃놀이를 하고 폭죽을 터트린다. 


"... 정의를 확립하고 .. 우리와 우리의 자손들에게 자유의 은총을 보장해 주기 위해..." 

이 말이 오래오래 지켜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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