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물감을 부은 듯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petrified forest) 국립공원

by 질경이

2억 2천5백만 년 전에 이곳에는 강이 흐르고 나무가 울창했고 악어와 공룡이 살았다고 한다.

지진이 나고 화산이 터지면서 나무가 넘어지고 그위에 화산재가 덮인 채 오랜 세월이 지났다. 나무는 굳어져 수정과 같이 단단하고 영롱한 색깔의 화석이 되었다.


불루메사(Blue Mesa)에 굴러다니는 화석 나무, 하늘은 푸르고 순백의 구름은 물감을 부은 사막(Painted Desert)과 어우러져 무척 아름다웠다.

비바람이 만든 자연 계단



사막이 되어버린 지금, 일 년 중 비는 겨울에만 아주 조금 내려 땅은 말라있고 강바닥도 뽀송뽀송했다. 저 아래로 난 길을 따라 걸어 내려가 보았다. 나무를 돌로 만들 만큼 오랜 세월 동안 무너져 내린 땅은

스펀지처럼 푹신푹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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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내려다볼 때 보이지 않던 작은 꽃들이 피어있었다.





눈이 오락가락하고 바람이 몹시 불던날 다시 갔을 때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젖어있는 사막의 색은 어둡고 깊었다.

사람들이 건드리지 않은 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상상도 못 할 만큼 긴 세월 동안 반복되는 화산 폭발과 비바람을 겪은 땅은 신비했다.

아주 아주 먼 옛날 여기가 숲이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석화 나무들이 널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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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화산재에 덮이면서 숨이 막힌 나무가 땅의 고운 물감을 빨아들여 아름다운 돌이 되어 계곡에 뒹군다. 돌이 된 나무들은 색이 화려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에 많이 도둑맞았고 지금도 일 년에 몇 톤씩 사라진다고 한다. 공원에 들어올 때 나무 조각 하나라도 가져가지 않겠다고 서명하고 들어 왔는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것도 별 의미가 없는가 보다.




2억 년 전에 공룡이 놀던 곳에 서기 1100년에서 1400년대 까지 아나사지 인디언들이 살았다.

그들은 이런 흔적을 남기고 사라졌다.

"호랑이가 물어간다"라는 말은 들어 보았는데

새가 물어간다는 건 처음 본다.




66번 길이 시카고에서 오클라호마를 지나 로스앤젤레스까지 뚫릴 때 이런 멋쟁이 차들이 여길 지나갔다.

그들은 이런 흔적을 남겼다.


국립 역사 기념물(Painted Desert Inn National Historic Landmark)은

이 국립공원과 참 잘 어울리는 건물이다.

예전에는 식당과 숙소로 쓰이던 건물인데 지금은 공원 관리사무실이다.

공원과 잘 어울리게 자연소재로 지었다.


옛날에 왔더라면 꼭 하룻밤 머무르고 싶었을 이 공원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집이다.



천정은 푸에불로 인디언들의 전통색과 문양이다. 지붕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받아 제 색깔을 그대로 보여준다.



밖에서 보는 창문도 예쁘지만



옛날식 온수난방기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아 억년의 세월을 간직한 밖을 내다보는 맛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


강이 흐르고 울창했던 숲이 사막으로 변했다.

푸르던 나무들이 영롱한 돌로 변했다.

오래전 살던 이땅의 주인들은 이해할 수 없는 흔적을 남기고 떠났다.

꿈을 찾아 서쪽으로 간 사람들은 여길 서둘러 지나갔다.

지금 이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떤 흔적을 남기고 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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