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Bryce Canyon National Park)
브라이스 캐년은 언제 보아도 그 색이 참 신비하다.
대낮에 잠시 와서 내려다본 사람들도 감탄하지만 해 질 때와 해 뜰 때를 보면 그 찬란함을 잊을 수 없다.
새벽에 별이 총총할 때 숙소에서 나와 '해 뜨는 언덕'(Sun Rise Point)으로 가서 해를 기다리는 순간은 언제나 설렌다. 해 뜨는 순간을 잡으러 나온 사람들은 서둘러 셔터를 누른다.
뜨는 해를 놓친 건 덜 섭섭하다 한 동안 함께 있을 거니까.
아침해를 받는 Sun Rise Point의 후두들은 거룩한 성전 같다.
원주민들이 "인간들처럼 서있는 바위"라고 불렀던 후두(HooDoo)들이 아침 해를 받고 깨어난다.
꼬불꼬불한 길이 Sunset Point에서 내려가는 나바호 트레일이다. 여기서 시작해 Queen's Garden을 거쳐 Sunrise Point까지 올라가는 길을 이곳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3마일이라고 말한다 고도가 백두산만큼 높은 곳이라 내려갈 때 올라올 일을 생각해서 능력만큼 만 가야 한다.
만 이천 년 전부터 이 근처에 사람들이 살았다. 파이유테(Piute) 인디언들의 전설에 의하면 이 바위들은 원래 사람으로 변신하는 능력을 가졌는데 싸움질하고 노름하다 신의 노여움을 사서 영원히 바위로 변했다고 한다.
1870년 동쪽에서 온 백인들에게 살던 곳을 내어 주어야 했다.
중생대의 백악기(1억 4천만 년 전-6천4백만 년 전)에 형성된 땅에 바닷물이 흘러 들어왔다. 천 만년 전 록키산이 솟아오를 때 땅이 흔들리고 갈라지며 바닷물은 흘러 낮은 곳으로 가고 바다였던 이곳은 고원지대가 되었다. 바닷속에 있던 지층이 갈라지고 내려앉으며 속살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다 밑 지층에서 후두(HooDoo)가 생겨났다.
대단한 세월의 힘이다. 백 년도 못 사는 사람들이 이런 일들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신기하다. 여기는 자이언 캐년이나 그랜드 캐년처럼 흙을 쓸고 내려가는 강이 없다. 일 년 365일 중 200일 이상이 밤에는 영하로 내려가고 낮에는 녹아 바위들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여 조금씩 부서지고 그 부서진 조각들이 비와 눈에 쓸려 내려가 지금의 이 신비로운 조각품을 만들었다
흙의 성분에 따라 빨리 무너진 곳도 있고 천천히 무너지는 곳도 있다. 바위 사이에 커다란 틈이 생기기도 하고 땅속의 성분에 따라 어떤 부분은 속살이 연 분홍빛이다.
처음에는 벽처럼 생겼다가 벽이 얇아져 구멍이 뚫리고 점점 더 무너져 내려 가느다란 기둥이 되었다. 어떤 이는 사람들이 서 있는 것 같다고도 하고 어떤 이는 도시의 빌딩 같다고도 했다. 여기서 1875년부터 1880년까지 살다 이주한 말일성도 예수교 신자였던 Bryce는
"소 한 마리 잃어버리면 난리 나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이집트의 파라오 빅토리아 여왕도 만들었다.
성처럼 생긴 바위의 색깔이 파란 하늘을 더욱 파랗게 보이도록 해 주는 것 같았다. 밑에서 올려다보니 구름과 바위가 같이 있었다. 공원 입구에서 5마일 안에 Sun Rise Point, Sun Set Point, Inspiration Point 같은
가장 볼 것이 많은 곳들이 있고 5마일 지점을 지나면 겨울에는 아예 길을 막아버린다.
눈이 위아래로 달린 백양나무(Aspen)를 보셨나요? 혹시 누가 그려 놓은 건지 보려고 가까이 가 보았는데 누군가 낙서해놓은 것 말고는 원래의 나무 모습이었다. 브라이스 캐년 길 13마일 지점에 있다.
공원 안에 있는 숙소에 머물면 해 지는 것, 밤에 빛나는 별을 보고 새벽에 해 뜨는 것도 볼 수 있다.
국립공원 안에서 원하는 날 숙소를 얻으려면 몇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운이 좋으면 며칠 전에 취소한 사람의 방을 잡을 수 있다. 웨스턴 캐빈이 해 뜨고 지는 걸 보기에는 제일 좋은 숙소이다. 방 안에 벽난로도 있고 어떤 방에서는 침대에 누워 유리창으로 수많은 별들도 볼 수도 있다. 물론 밖으로 나가면 더 많이 볼 수 있다.
방이 몇 개 되지 않아 예약이 좀 어렵지만 방이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여러 번 시도하면 대부분은 가능하다.
새벽 세시쯤 잠에서 깨어 눈을 뜨고 보니 지붕 밑 유리창으로 별들이 보였다. 가만히 일어나 담요를 뒤집어쓰고 밖으로 나가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과 은하수를 보았다. 하늘 가득 별이다. 오리온자리 쌍둥이자리, 플레아데스, 카시오페아... 우리 집에서 보면 한두 개 희미해서 연결이 안 될 때가 많은데 여기서는 별자리의 모든 별들이 다 보여 알아보기가 쉽다 미국의 보통 시골에서 맨 눈으로 2500개의 별이 보인다는데 도시와 거리가 먼 이곳은 어둡고 고도가 높아 7500개의 별이 보인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더 많은 별을 보여주려고 공원 안의 가로등은 모두 아래를 향하고 있다. 공원에서 해 주는 배려가 고맙다. 안내소에는 해 뜨는 시간과 지는 시간 달 뜨는 시간을 언제나 알려준다. 해 뜨는 시간을 알아 두었다 시간 맞춰 나가면 3분 만에 선셋 포인트까지 갈 수 있어 아주 편하다.
멀리 갈 것 없이 선 셋 포인트에 있는 나무 벤치에 앉아 떠 오르는 해를 바라본다.
파수꾼에게 해가 비친다.
소어의 망치(Thor's Hammer)도 빛난다.
Thor는 천둥, 전쟁 농업을 맡은 신이라고 한다.
꽃도 피어났다.
Inspiration Point에서 보는 일출도 좋다.여긴 후두의 밀도가 가장 높다. 해 뜨는 것이 순간이라서 한 번에 여러 곳을 볼 수는 없으니 잘 결정해야 한다.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 , 15번 와서야 대충 다 본 것 같은데
그래도 어느 날 왠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면 나의 시간이 저 바위들이 견뎌온 시간에 비하면 얼마나 짧은지 느껴 보려고 또 오고 싶어 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