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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Aug 13. 2023

그랜드 캐년에 해가 진다

1983년 그랜드 캐년에 처음 왔을 때는 국립공원에서 먼 곳에 방을 잡아 해 뜨고 해 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대낮에 전망대에서 잠시 보고 사진 찍고 돌아섰었다. 


지금은 그랜드 캐년에 오면 꼭 해지는 것과 이른 새벽 해 뜨는 것을 본다. 내 경험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이다. 일 년에 종이 한 장 두께만큼씩 파내려 간 세월의 무늬를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각각 다른 모습으로 해가 지기를 기다린다.


한 발짝 더 가까이서 보려고 아찔하게 절벽 끝에 가서 저녁을 먹으며 해가 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





지는 해가  내 눈앞에 펼쳐진 20억 년 동안 만들어진 작품을   황금빛으로 물들여 주었다.  

이 나무는 얼마나 오랫동안 서 있었을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한 순간이다.



해는 서쪽으로 넘어가고 

어둠이 내려앉는다.

사람들은  조용히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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