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을 식당이 문을 열지 않아 옛 생각도 할 겸 브라이트 에인절 트레일 입구에서 반 마일 정도 걸어내려 갔다 오는 것도 힘이 들었다. 팬데믹 동안 집에만 있어 생긴 문제가 아닐는지.
'브라이트 에인절 하비 하우스 카페'라는 긴 이름을 가진 식당에 들어가 햄버거와 치킨 윙 런치 스페셜로 점심을 해결했다.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다. 맛도 괜찮고 값도 비싸지 않았다. 햄버거 둘, 치킨 윙 6조각, 맥주 한 병, 콜라 한잔에 36.88달러다.
그랜드캐년 사우스 림에 온 것이 여덟 번째인 것 같다. 호텔 체크인 시간이 좀 이르지만 일단 가 보기로 했다.
야바파이(Yavapai) 호텔에 가니 4시가 되어야 방을 주겠다고 했다.
비지터센터로 갔다.
그랜드 캐년의 역사를 영화로 보고 난 후 여덟 번을 왔지만 안 가본 곳을 걸어보고 싶었다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그랜드 캐년 빌리지로 갔다.
이 동네에서 사람이 살기 시작한 건 12,000년 전,
이 동네를 구경하러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한 건 120년 전.
구경꾼들과 장사꾼들이 너무 몰려와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서 보호한 건 100년 전부터다.
왼쪽으로 캐년을 내려다보며 림 트레일(Rim Trail)을 걸었다. 그랜드 캐년 빌리지에서 야바파이 지질학 박물관까지 2.3 킬로미터로 길 이름은 'Trail of Time'이다
처음 걸어 보는 길이다.
지질학적 설명을 아주 알기 쉽게 설명해 보여준다.
45억 6천만 년 전 지구가 생겨나고 화산이 터지고 땅이 솟아오르고 땅이 요동을 쳤다.
바닷 속이던 이곳이 솟아올라 편편한 땅이 되었다.
맨 아래 있는 검은 돌은 20억 년 전에 생긴 돌이다.
한 걸음을 백만 년으로 계산해 실제로 돌을 잘라다 전시해 놓았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그랜드 캐년 지질학의 20억 년을 걸었습니다'
켜켜이 쌓여있는 바위가 이렇게 오래된 지구의 역사라니 신기하다.
맨 윗부분에 있는 카이밥 층이 2억 7천만 년 전에 형성되었다.
마지막 5~6백만 년 전, 밋밋한 고원지대로 강물이 흘러들었다. 콜로라도강이다.
카이밥,코코니노,수파이,톤토....층을 1년에 종이 한 장 두께만큼씩 파 내려갔다
내가 지금 내려다보는 이 장엄한 그랜드 캐년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여덟 번 와서야 그랜드 캐년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