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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Aug 16. 2023

그랜드캐년에서
자이언국립공원까지

아름다운 89번 길

 그랜드 캐년 64번 길을 빠져나와 89번 길로 들어섰다.

89A 길로 가면 마블캐년을 지나 그랜드 캐년 노스 림 쪽으로 간다. 그 길도 내가 참 좋아하는 길이지만 이번에는 89번으로 가기로 했다. 그랜드 캐년 사우스 림에서 자이언 국립공원까지 250마일은 볼 곳이 많다


페이지(Page) 시내 조금 못가 호스 슈 밴드(Horse Shoe Bend))가 왼쪽에 있다. 

2마일 더가 98번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면 신비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엔텔럽캐년(Anthelope Canyon) 나온다.

 


페이지(Page) 시내에 있는 월 마트에서 메모리카드를 사고 과일과 마실 것들을 샀다. 그랜드 캐년 안에 있는 마켓은 값이 너무 비싸 아무것도 살 수가 없었다. 대륙횡단을 준비하며 몇 날 며칠을 준비했지만 가끔 빼먹은 것들이 있다. 시간도 절약할 겸 월마트 옆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오랜만에 햄버거를 점심으로 먹었다.


콜로라도 강을 막아 만든 거대한 댐이다.  

파월 호수가 생겼다.

2007년 처음 왔을 때, 와윕(Waweap)에서 배를 타고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그때도 물이 많이 줄어 걱정이라고 했었다. 한때는  목욕탕 줄(Bathtub line)이라고 하는 하얀 줄이 있는 곳까지 물이 찼었다고 했다

댐에 물이 넉넉하지 않아 내년에는 전기를 만들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는데 지난겨울 눈이 많이 내려 어느 정도 해갈이 되었다니 다행이다. 




다리 건너기 직전 The Chains RD에서 우회전해 비 포장도로로 들어가면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나온다.

붉은 사암에 해가 비치면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사진을 찍다 고개를 드니 코요테가 바로 내 눈앞에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기절할뻔했다. 

정신을 차리고 언젠가 들은 대로 내 몸을 크게 보이려고 두 팔을 높이 들어 흔들었더니 한참을 쳐다보다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내가 저보다 더 커 보였던지 아니면 맛이 없어 보인 것 같다.




다시 황량한 광야로 진입했다.

유타주로 들어섰다.

이 길은 참 여러 번 다녔다.


조금 가면 오른쪽에 그랜드 스테어케이스 국립보호지구의 일부인 토드스툴(Toadstool)이 있다

길에서 20분 정도 걸어 들어가면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뜨거운 해를 받고 서있다.

거기서 좀 더 가면 웨이브(The Wave) 가는 길이 왼쪽에 있다. 전에는 하루에 20명만 들여보냈는데 요즘은 좀 더 허락해 준다고 한다.

평생 한번 가기도 힘들다는데 두 번 갔다 왔으니 더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지난날 찍은 사진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89번 길에는 이렇게 신비한 장소들이 있다.


자이언 국립공원은 2003년 여행사를 따라 처음 온 후 30번을 더 왔다.

그때의 놀라움은 좀 사그라들었지만 올 때마다 느끼는 웅장함은 여전히 나를 압도한다.


이 근처에 살고 있는 산양들. 차들이 이리 많은데도 자리를 지킨다. 

바위에 핀 선인장 꽃.

. 터널을 지나려고 기다리는 차들. 예전에 비해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많아져 다니기가 힘들 정도다


캐년 오버룩(Canyon overlook)에서 보이는 자이언캐년.

터널 바로 앞에서 시작하는 이 트레일은 왕복 1마일이다. 10년 전에는 사람들이 잘 몰라 가는 사람이 드물었다. 우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10년 전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출간된 '국립공원의 비밀(Secrets of National Parks)'에 나오고 난 후 사람들이 너무 몰려 주차할 곳이 없어 차를 멀리 세워놓고 걸어야 한다.


터널을 지나 사우스 캠핑장에 도착했다.

2013년부터 거의 10년 동안, 알래스카를 포함해 온 미국 땅을 같이 다녔던 우리 텐트가 이 날이 마지막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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