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고 물 건너 볼리비아로

by 질경이


티티카카 호수에서 푸노 시내로 들어가 호텔로 향했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호텔은 찾기가 힘든 경우가 종종 있다.

사진을 어찌나 잘 찍어 사진 속의 호텔로 생각하고 가면 실망하는 수도 많다.

운전사가 호텔을 찾지 못해 차를 세워놓고 길에 서 있는 사람에게 물으니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왼쪽으로 가라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오른쪽으로 가라 한다. 쿠스코에서 한국식당을 찾을 때도 그랬다. 참 소박하고 급한 것 없고 순진해 보이는 이 사람들은 몰라도 아주 친절하게 잘못 가르쳐준다.

같은 길을 몇 바퀴 돌아 겨우 찾아낸 호텔은 산 안토니오 스위트.

엘리베이터가 없는 오래된 호텔인데 짐을 들어다 주는 서비스를 받으려면 30분 기다리라고 한다. 고도가 높아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찬데 짐을 들고 3층까지 올라가려니 가슴이 아플 정도로 헉헉 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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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늦게 먹어 밖에 나가지 않고 방에서 쉬었다.

난방은 없었지만 복도에 여러 가지 차도 준비해 놓고 직원들도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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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하러 가니 이 지역에서 나는 여러 종류의 과일을 차려 놓았다.

오랜만에 먹어 보는 훌륭한 아침을 먹고 볼리비아를 향해 출발.

푸노에서 티티카카 호수를 왼쪽으로 끼고 남쪽으로 두 시간쯤 가면 볼리비아국경이 나오고

다시 두 시간 반 더 가면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가 있다.



국경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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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여기까지 태워준 페루의 운전사는 페루로 돌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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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짐을 수레에 싣고 국경을 넘는다.

참 미안한 일이지만 수속을 할 동안 두 사람은 짐을 지켜야 했다.

그냥 모든 것을 믿고 행동하기에는 남미 여행 괴담을 너무 많이 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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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마지막 100미터,

저기 보이는 아치 왼쪽에서 페루 출국 수속을 하고

아치 넘어 왼쪽에 있는 볼리비아 입국장에서 입국 수속을 해야 한다.

입국비자 135불.. 비싸다.

국경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미니밴을 타고 일단 코파카바나로 가서 라파즈 가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한 운전사가 차를 세우더니 자기가 라파즈까지 데려다주면 어떻겠냐고 카리나에게 흥정을 한다.

좀 황당했던 건

우리더러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우리 짐을 몽땅 싣고 볼일을 좀 보고 오겠다고 어디론가 가버린 거였다. 그 친구가 나쁜 마음먹고 사라지면 우리는 남은 일정을 다 마치기도 어렵게 되는데. 불안한 생각이 막 들었다.

카리나에게 부탁해 내 가방에 필요한 것이 있으니 그 사람을 좀 불러 달라고 했다. 잠시 후 그 차가 돌아왔다. 내 소지품 백팩을 차에서 내리고 나니 남을 의심한 것이 미안해졌다. 그 사람은 장거리를 뛰기 전 준비할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이고 나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나의 모든 짐을 가지고 사라진 것이 너무나 불안했었다.

여행 중 늘 불안 한건 혹시나 여권이나 돈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거다.

차가 작아 짐은 차의 지붕에 매달았고 맨 뒷줄에 앉은 우리는 무릎을 똑바로 하기도 어려워 불편한데 반대할 형편이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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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맨 앞자리에 앉는 사람은 뒷자리의 애로사항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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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또 트라우트.

운전사를 잠시 의심했던 것이 미안해 불편한 자리지만 꾹 참고 세 시간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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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을 여행하며 가끔 화려한 장식을 한 차를 보며 신랑 신부가 탄 차인가??? 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차를 사면 그 차가 중고이던 새 차이던 성당에 가지고 와서 신부님에게 축복을 받는다고 한다.

온갖 꽃으로 장식하고 뚜껑을 열고 신부님의 축복을 받는다.

차 주인의 표정이 자못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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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물을 건널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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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이런 배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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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런 배를 타고 티티카카호를 건넌다.


라파즈 시내는 매우 복잡했다.

그 복잡한 시장 한 복판에 우리가 머물 숙소가 있었다.

짐을 풀고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리틀 이탈리아라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야채로 만든 라사냐는 의외로 맛이 좋았다.

저녁 먹고 걸어서 숙소로 돌아오다.

초저녁에 북적거리던 상가들이 문을 닫은 후라 좀 으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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