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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Oct 07. 2020

사막의 겨울과 여름

그레이트 샌드 듄즈(Great Sand Dunes) 국립공원

콜로라도의 겨울은 무척이나 성미가 급했다.

2009년 10월 20일,

아직 가을 잎들이 다 떨어지기도 전인데 기습하듯 눈으로 덮어버렸다.


콜로라도주의 국립공원 네 곳을 보려고 갔다.  메사 베르데 국립공원을 보고 밀리언 달라 하이웨이를 가려고 비지터센터에 가니 여기는 가을인데 그쪽은 눈이 와서 위험하다고 했다. 

Pagosa Springs에서 Wolf Creek Pass 넘어가는 길도 폭설로 막아버려 되돌아 서야 했다. 

160번 길

언덕 넘어 비탈길에서 사고가 나 두 시간을 차 안에서 기다려야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살던 때라 눈을 보니 좋았다. 위험하지만 않다면 더없이 좋은 날이다.


Wolf Creek Pass는 크리스마스 카드 같았다. 

길이 막혀 이리저리 돌아 작은 마을 도서관에 들어가 국립공원 쪽은 사정이 어떤지 물어보았다. 

국립공원 직원이 그쪽은 눈이 조금 왔지만 다 녹아서 문제없다고 오라고 했다.

그레이트 샌드듄 국립공원(Great Sand Dunes National Park)에 도착했다. 오래 전 부터 와 보고싶었던 곳인데  젖어있는 모래더미는 내가 상상하던 것 과는 아주 다른 느낌이었다  

드 넓은 공원에 단지 두 사람 있다.

나무 한 그루

그리고 눈 밭에 노루 두 마리.

이 날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차 안에서 점심만 먹고 발길을 돌렸다. 


이 모래더미를 만들어 낸 상그리 드 크리스토 산맥(Sangre De Cristo Mountains)이다.

지난 100만년에서 12000년사이 모래가 저 산에서 밀려내려왔다고한다.

10월부터 오는 눈이 쌓이고 쌓였다가 봄이 되면 녹아내려서 

여름이면 이렇게 변한다. 2017년 6월 다시 찾았다. 

미국의 내륙 한가운데 있어 바다구경을 하기 힘든  콜로라도 사람들이 모래사장에서 물놀이를 즐긴다.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산에서 내려보내는 모래, 눈 녹아 흘러내리는 물, 그것들이 어우러져 모래언덕은 움직이기도 하고 커지기도 한다. 이 근처에서 금광이 발견되어 훼손 위기에 있다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물놀이를 하는 아이의 부모가 오래전 그들의 부모와 왔을 것이고 지금 재미있게 놀아 추억을 만든 아이가 어른이 되어 그의 아이들을 데리고 올 것이다. 그것이 국립공원을 지켜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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