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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Sep 30. 2020

살아있는 것 중 세상에서 가장 큰 것

세코이야 국립공원

세코이아 국립공원에는 이 세상에서 제일 큰 나무가 살고 있다.

 40년 전에 갔을 때 세 살이던 내 아이는 몰라 보게 변했는데 

제너랄 셔먼(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장군)이라는 이름이 있는 이 나무는 1982년에 갔을 때나 2006년에 갔을 때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것 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다.




그런데 아직도 자라고 있다고 한다.

나이 2300년~2700년으로 예상, 

키 275피트(83미터)

직경 11미터,

둘레 31.1미터

이 세상에 살아 있는 것 중 가장 크다.



이 공원 안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 열 그루 중 6그루가 살고 있다.

이 나무들이 살기에 딱 좋은 조건이 따뜻한 여름 날씨, 적당한 고도, 겨울이면 흠뻑 내리는 눈이 라고 한다.

1890년 서부개척 시대에 사람들이 금과 은과 재목을 찾으러 몰려왔다.  나무를 베어내고 집들을 지었다. 

존 뮈어 같은 환경 보호가 들은 거대한 나무들이 넘어져 가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그들의 노력으로 엘로스톤 다음으로 두 번째 국립공원이 되었다.

1890년대 지은 통나무집은 세코이야 국립공원을 지키는 군대가 머무르던 곳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에도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다.

군대가 들어와 지켜야 했다. 


1960년대에는 디즈니 회사가 스키 리조트를 세우려 했다가 환경 보호가들의 반대로 철회했다.

그 후로 국립공원은 그 둘레를 더 크게 늘여 보호되고 있다.


모로 락(Moro Rock)으로 가는 길이다. 1930년대 CCC대원들이 바위를 파서 만든 계단이다.

그 이전에는 이런 나무 계단이 있었다고 한다. 내가 만일 그때 왔더라면 못 올라갔을 것 같다.


CCC대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한발 한발 올라갔다.


400여 개의 돌계단은 오를만했다.

끝이 보인다.

여기가 끝이다.



해발 2050미터 지붕처럼 생긴 바위 꼭대기에서 360도 경치를 볼 수 있다.

내가 여기 서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럽다.


저 멀리 어딘가에  미국 본토에서 제일 높은  14494피트(4417미터)의 휘트니 산이 이 국립공원 안에 있다.

이 공원 안에 세계에서 제일 큰 나무와 미 본토(알래스카를 제외한)에서 제일 높은 산이 있다. 

국립공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 편안함..

숨을 크게 쉬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이 순간을 온몸으로 느꼈다.


모로 록(Moro Rock)에서 내려와 터넬 로그로 갔다.

오래전에 넘어진 나무를 오려 내어 차가 지나가도록 만들어 놓았다.

넘어진 나무 위에서 여러 사람이 올라가 걸어 다닌다.

존 뮈어가 파라다이스라고 불렀다는 크레센트 메도우다. 


 참 싱싱하기도 하다. 초록색 한 가지 만으로도 이렇게 화려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나무뿌리의 곰팡이를 먹고 산다는 스노 플랜트다. 곰팡이를 먹고 이렇게 예쁜 색깔로 태어나다니 신비하다.

높은 산, 큰 나무, 낙원 같은 푸른 초원이 있는 곳.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파괴될뻔한 이곳을 언제라도 와서 볼 수 있게 지켜준 사람들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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