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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ul 19. 2024

역사의 증인

잃어버린 왕조의 위엄

 젊었을 때 나는  고궁이나 남산, 창경원은 시골 사람들이나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교육을 잘 못 받은 건지 그 당시 사회가 그랬는지 몰라도 얼마나 모자라고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요즈음 열심히 반성 중이다.  

1958년 스무 살을 갓 넘긴 존 오하라는 시간 날 때면  몇 번이고 경복궁, 덕수궁, 비원들을 찾아다녔다.

자기 나라에는 없는 오랜 역사의 유물들에 반해 젊은 시절의 그 귀한 시간을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녔다. 


그가 덕수궁, 창경궁, 창덕궁(그 당시는 비원) 도봉산과 북악산에 있는 사찰 등을 찍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경복궁이라고 했다.

그는 안목이 있는 사람이었다.

1958년 4월, 오후 2시경 맑음

카메라 Rolleiflex 2-8 E

  1/125 초  

F  22

"잃어버린 왕조의 위용"

미국에는 없는 도장도 만들어 찍었다


 향원정

북악산과 인왕산을 배경으로 당당하게 서 있는 경복궁의 경회루와 근정전, 향원정은  우리나라 궁의 아름다움을 대표할 만하다

궁을 지키는 돌짐승을 그는 역사의 증인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이 돌짐승은 참 많은 것을 보았을 것이다.



"역사의 증인"

1958년 5월 오전 11시경 




덕수궁에서

장난꾸러기 같은 이 청년은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귀히 여겨 찾아다녔는데

나는 저 나이 때 다방에 앉아 미국 유행가나 듣고 미국 영화만 보러 다녔었다. 



"수문장"


1958년 8월 4일 오후 4시경 그는 이곳이 미아리 뒷산,

비 오고 흐림 



 전쟁 직 후 돌보는 사람 없이 숲에 묻혀 있는 저 잘 생긴 돌부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이 사진의 뒤에는 경무대 뒷산이라고 쓰여 있다.

어떤 미국 청년은 20대에 우리의 아름다움을 알았고  

나는 이제야 우리의 아름다움을 사무치게 느끼며 나의 어리석었던 것을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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