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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자그레브를 만나

크로아티아번개여행

by 질경이


이 여행은 우연히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전화를 건 친구가 우리 크로아티아 가지 않을래? 해서 그래 좋아.. 한 게 발단이 되어 나는 미국에서 친구는 서울에서 출발해 자그레브 공항에서 만났다.

이것저것 따지고 준비했으면 이루어지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못할 이유를 찾기 전에 결정을 해버렸다.


아침에 숙소 게스트하우스 이카( Guest house Ikar)에서 주인이 빵과 햄, 치즈, 주스 한잔 커피 한잔을 차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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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마르코가 공항으로 우리를 데려고 가서 자기가 아는 렌터카회사를 소개해 주었다

우리가 예약을 하고 온 회사 보다 거의 절반 가격에 차를 빌릴 수 있다고해서 먼저 예약했던 회사에 가 예약을 취소하겠다고 하니 선선히 취소해 주었다. 자그래브시내는 운전도 주차도 힘들다고 해 차는 다음날부터 빌리기로 하고 환전소에서 돈을 바꾼 후 공항버스를 타고 자그레브 시내로 향했다.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6번 전차를 타고 돈을 내는데 24쿠나인데 30쿠나를 내니 차장이 잔돈이 없다고 20쿠나만 받았다. 크로아티아에 와서 만난 사람들은 소박하고 친절했다..


여행 책자마다 꼭 보아야 하는 곳들이 모여있는 대 성당까지 가서 내리려다가

자그레브 기차역 앞이 흥미로워보여 내려서 걷기로 했다.


역 앞에는 헝가리의 침략으로부터 크로아티아를 지키고 925년 처음으로 이 나라의 왕이 된 토미슬라브 왕의 동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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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꽃 장사들. 사고 싶다.

집이 가까우면 좀 살 텐데..


10f88c73cc3f7a8281ec7ba4ac29445b0072919a Regent Esplanade 호텔

왕년의 호화스럽던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열차가 이스탄불에서 파리까지 가던 중 자그레브 역을 경유해 이런 대단한 호텔이 기차역 앞에 있다.


길에 작약을 비롯해 아이리스, 양귀비 같은 낯익은 꽃들이 많이 피어있었다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역에서 대 성당까지 이어지는 즈린스키(Zrinski) 광장은 아침시간인데도 한가하다


6번 전차가 또 지나간다.

한번 표 사면 1시간 반 동안 탈 수가 있는데 이것저것 구경하며 걷다 보니 한 시간 반이 넘어버렸다


시내의 중심 성모 마리아 대성당 도착, 여기서부터 자그레브 시내를 본격적으로 돌아볼 것이다

자그레브서 가장 높은 건물 대성당, 원래 이름은

Cathedral of the Assumption of the Virgin MARY인데

길을 물어볼 때 보니 이곳 주민들은 그냥 "대성당"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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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0년 대지진으로 많이 상했지만 이 나라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를 가진성당이라 한다.

지금도 첨탑 공사 중이다



투르크족의 침략에 대비해지었다는 성당 둘레의 성벽

유럽에 얼마 남지 않은 잘 보존된 성벽이라 한다


이 나라의 유명한 시인의 동상도 있다. 설명서가 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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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자그레브의 유명한 돌라치 시장이다.

경사진 비탈길에 있어 이 길에서는 일층이지만 저쪽에서 오면 지하가 된다.



지하 찻집에 기웃거리니 친절한 사람들이 들어와 한잔 하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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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는 푸줏간과 치즈, 계란가게가 있고 위층 노천에는 과일과 채소를 판다. 풋마늘이 참.. 싱싱하다

세계 어딜 가나 먹고사는 것은 비슷하다


체리를 맛 보라며 한 움큼 쥐어준다. 달다.



시장의 입구에 서 있는 돌라치의 상징인 바구니를 인 아줌마.


장 보러 온 사람들로 붐빈다.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금방 자기네 마당에서 꺾어 온 듯한 작약, 대이지, 영란화, 과꽃 같은 꽃들, 그리고 향기로운 영란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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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사람도 장 보러 온 사람도 소박해 보여 그냥 걸어 다니며 구경했다.

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여기가 유럽인지 미국인지 한국인지 생각할 필요가 없을 만큼 소박하고 부지런하게 우리나 다를 바 하나도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오래 걸어 다녀 목도 마르고 힘들던 차에 먹음직스러운 딸기가 있어 12쿠나어치 사서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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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12쿠나 주고 산 딸기가 안쪽에 가니 10쿠나이다...

그래도 바로 따온 딸기라서 얼마나 달고 맛있었는지 지금도 생각하니 입안에 침이 고인다.



구 시가 언덕길 "라디 체바"를 걸어 올라간다

이 골목은 윗동네와 아랫동네의 경계로 동네 간의 분쟁이 자주 일어나고 가끔은 폭력도 왔다 갔다 해서

그 별명이 "피의다리(Krvavi)"라고 한다.

동네 간의 싸움은 어딜 가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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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ne Gate로 가려면 여기서 좌회전.


저 동상은 St. George

괴물 용을 죽이고 그걸 밟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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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ne Gate

이곳은 1731년 대화재 때 모든 것이 불탔는데 이 문안의 성모와 아기 예수상만 하나도 타지 않아 영험한 곳으로 사람들이 와서 기도하는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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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를 사서 불을 붙이고 기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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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분은 계속 초 녹은 것을 치우고 있었다

여기서 또 걸어 캐피톨 광장인 마르코 성당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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