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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국립극장의 친절한 안내원

by 질경이


내가 학교에서 역사나 지리를 배울 때는 크로아티아라는 나라는 없었다. 그 대신 유고슬라비아라는 국가가 있었고 강력한 힘으로 그 나라를 다스리던 티토 대통령이 있었다.

1980년 그가 사망하자 여러 민족이 합해져서 이루어진 유고슬라비아는 1991년 처참한 내란을 치른 후

지금의 보스니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세르비아라는 각각 다른 독립국으로 다시 태어났다.

남을 공격한 적이 없다는 이 민족은 로마, 그리스, 투르크,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 또다시 이태리 등의 지배를 2천 년이 넘도록 계속 받아왔고 독립을 한지는 20년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대한민국이라 부르고 남들은 코리아라고 부르는 것 처럼

외국인들은 이 나라를 "크로에이샤"라고 부르고 이 나라 사람들은 "흐르밧츠카"라고 부르며 자신들을 "조용하지만 강한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전쟁의 상처가 아직도 남아있을 것 같은데 내가 느낀 이 나라 사람들은 사람들은 친절하고 온순하다


여기는 마샬 티토 광장이고 이 우아한 건물은 크로아티아 국립극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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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윗동네를 걸어 다니며 보고

이제 아랫동네로 다시 내려와 국립극장과 미마라 국립박물관을 볼 예정이다.



오페라극장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갔다.

입구에 앉아 있는 여직원에게 "극장 안을 좀 볼 수 있을까요?" 하니 안된다고 한다.

이럴 때 바로 물러나면 안 된다.

"그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

"저쪽에 있는 사무실에 들어가 물어보세요..

겸손한 걸음걸이로 사무실로 들어가

"나는 미국에서 왔고 이 친구는 대한민국의 서울에서 왔는데 이 극장 안을 보고 싶습니다"하니

사무실 여직원이 "지금 내 동료가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곧 돌아올 테니 그때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했다

잠시 후 그 동료가 오고 우리는 마야라는 친절한 여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극장 안을 돌아보았다.


회랑의 천장에 있는 천정벽화.

그녀가 작가를 말해주며 "대단히 유명한 작가"라고 하는데 불행히도 나는 모르는 화가이다.






극장 안,

유럽의 극장 40곳을 설계하고 건축한 페르디난드 펠러와 허만 하이머가 지었다는 극장 안은 영화에서 보아왔던 오페라극장이다.

여기서 오페라 한 편 보면 참 좋겠다고 일주일 후 오페라 카르멘을 공연한다고 한다.

그런데 다 예약이 되어있어 만약에 우리가 전날 전화나 이 메일을 주면 취소한 사람이 있는지 알려 주겠다고 한다.

참 친절하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아쉽게도 우리 일정이 그날 여기 올 수가 없다.



2층 베란다에서 바라보이는 곳에 1669년 설립된 크로아티아는 물론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라는 자그레브 대학이 보인다.



다른 한쪽에서는 헤밍웨이 바가 보인다

혹시 저곳이 헤밍웨이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물으니 없는 걸로 안다고..

론리 플레닛 책을 찾아보니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은 사람, 누군가를 보고 싶은 사람은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아이폰을 들고.." 가 보라고 되어있다.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지도 않고 선글라스도 아이폰도 없어 안 가기로 하고

아주 친절한 안내원 마야와 작별하고 미마라 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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