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하얀세상, 흰모래 언덕

화이트 샌즈 국립공원(White Sands National Park)

by 질경이




공원입구에서 부터 하얗게 쌓여있는 모래더미는 가슴을 설레게 했다. 만년 동안 바람이 만들어 놓은 이 광경을 보며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12,000년 전, 빙하기가 끝날 무렵 여기는 호수가 있었고 수목이 우거진 초원지대였다. 낙타와 매머드가 살고 아시아에서 베링해협을 건너온 사냥을 잘하는 사람들도 살았다. 기후변화가 왔다. 7,8천 년 전 호수가 말라 들고 수목이 사라졌다. 호수가 마르며 반짝이는 광물질이 그 자리에 생겨났다. 바람이 불어와 그 광물질을 작고 하얀 가루로 만들었다. 하얀세상이 되었다.

1600년경 소수의 아파치 인디언들이 돌아오고 1800년경에는 유럽 사람들이 왔다.



1933년 준 국립공원(National Monument)으로 지정되었고 1940년대부터는 미사일 시험장으로 쓰였다. 아직도 근처에서 미사일 시험을 할 때는 공원을 임시 폐쇄한다. 2019년에 6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해가 기울고 시간이 지나며 하얀 모래 언덕이 색깔을 바꾸기 시작했다. 지금의 이 무늬도 오늘 밤에 바람이 다시 지우고 또 다른 무늬를 그릴것이다.



그저 신기하고 좋아 마구 걸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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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생명체도 살 수 없을 것 같은 이곳에도 식물이 자란다. 뿌리가 땅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땅 표면에서 수분을 공급받는다. 바람이 모래를 움직이면 나무도 생명을 다 한다.


유카(YUCCA)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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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쁜 꽃도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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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D VERBENA라는 꽃, 사막에 적응하느라 빨리 자라 꽃을 피우고 곧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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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런데

신기해서 마구 뛰어다니는 내가 우스웠나? 이 친구 날 보며 웃고 있잖아?


시시 각각 변하는 백 사막이 연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환상적인 색깔이다.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

해도 지평선 가까이 가면 빨리 집으로 가서 쉬고 싶은가 보다. 순식간에 모래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느 아주 추운 날 아침, 해 뜨는 것이 보고 싶어 다시 찾았다. 6시 50분 도착하니 우리 앞에 벌써 여러 차들이 와서 문 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는 7시 15분에 떠 올랐다.

온도가 화씨 2도. 섭씨로 영하 17도가량 된다.

보기에도 춥고 실제로도 추웠다.

흰모래에서 자라는 강한 풀도 얼었다.

똑같은 경치라 계절의 변화가 없을 것 같지만 겨울의 느낌과 봄의 느낌이 달랐다.



아침과 저녁의 모습도 다르다.



영하 15도의 겨울 아침에 흰모래는 다이아몬드처럼 차갑게 빛났고



봄날의 흰모래는 설탕가루처럼 달콤하고 상쾌했다. 아이들이 개를 데리고 나와 연을 날린다.

올 때마다 한번 해 보고 싶었던 일은 이 모래 언덕에서 별을 바라보며 야외 캠핑을 하는 것이다.

캠핑장은 주차장에서 1마일 정도 걸어가야 하는 곳에 딱 열 자리가 있는데 예약은 안되고 오는 순서대로 들어갈 수 있다. 캠핑도구를 지고 들어가야 하는 것과 일교차가 심해 밤에 몹시 추울 것이 우려되지만 언젠가 한 번은 꼭 해볼 것이다.


여기 가려면 혹시 근처의 미사일 기지에서 시험 발사하는 날이 아닌지 알아보고 가야 한다. 일 년에 며칠은 시험발사 때문에 폐쇄하기도 한다.


네 번 왔지만 네 번 다 다른 모습이다.

매달 보름달이 뜨는 저녁이면 특별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번에는 이 지역에서 살던 라르 아무리(Rar Amuri)라는 부족의 한 사람이 자신들이 여기서 살 때의 오래된 사진들을 보여주며 현대 사회가 그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말해줄 예정이라 한다.

세상에서 달리기를 제일 잘한 것으로 알려진 라르 아무리 족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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