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이 아름다운

그랜드캐년 노스 림

by 질경이

그랜드캐년 노스 림은 사우스림에서 직선거리로는 10마일 정도 되지만 차로 가면 296마일,다섯 시간 정도 걸린다. 가는 길은 한가하고 아무것도 없는 평원을 지나 고지대로 올라간다. 제이콥스 레이크를 지날 때 가솔린이 반 탱크 정도 있다면 채우는 것이 좋다. 노스림은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만 문을 연다. 사우스 림보다 300~400미터 정도 고도가 높아 눈이 많이 내리기 때문이다.

사우스림에 일 년에 5백만 명이 방문하는데 비해 노스 림은 그 10분의 1밖에 안 되는 5만 명 정도가 온다.

한적하고 좋은 대신에 숙소가 적어 예약이 어렵다. 공원 안에서 방을 잡지 못하면 제이콥스 레이크까지 와야 하는데 그러면 일출이나 일몰을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가 없다.


제이콥스 레이크에서 노스 림까지 가는 길은 'America's Byway'이다. 미국의 도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America's Byway'라고 하며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길을 'All American Road'라고 부른다.

유타의 12번 길, 몬타나의 베어투스 하이웨이, 콜로라도의 밀리언 달라 하이웨이, 세도나로 가는 17번 길, 태평양 해안의 패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등이 All American Roa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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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로 타 버린 소나무 숲을 지나간다. 불이 난 직후라서 연기가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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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 갔을 때 불탄 자리에서 새 나무들이 맹렬하게 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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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사이로 아스펜이 물들기 시작하는 9월 말에서 10월 15일 사이가 가장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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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에 지은 건물인데 불이 나서 다시 지은 거다. 식당도 있고 호텔 사무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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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체크인을 하고 커다란 유리창 앞으로 가서 그랜드캐년을 내려다보면 아늑한 곳에서 웅장한 경치를 보는 맛이 감동적이다. 극장의 가장 좋은 자리에서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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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가 좋으면 캐년 바로 앞에 있는 숙소에 들 수가 있다. 소나무 숲에 들어앉은 웨스턴 캐빈은 문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캐년을 바라볼 수 있다. 여긴 아직도 쇠로 된 커다랗고 묵직한 열쇠를 쓴다. 체크인 할때 손으로 받는 그 촉감이 플라스틱의 그것과는 무척 다르다...


만약에 아주 늦은 오후에 도착하지 않았다면 캐이프 로열로 가서 석양을 보는 것이 좋다.

숙소에서 3마일 입구 쪽으로 나오면 케이프 로열 가는 길이 나오고 케이프 로열 쪽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들어가면 포인트 임페리얼이 나온다.

포인트 임페리얼은 8803피트로 그랜드 캐년 전체에서 가장 높은 곳이고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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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이프 로열 가는 길은 꼬불꼬불하다. 가끔 낙엽이 눈처럼 날리면 영화 같은 장면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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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를 올라가면 무섭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가 보면 그리 무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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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 로열에는 엔젤스 윈도우가 있고 그 윈도우 사이로 콜로라도 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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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윗부분이 2억 7천만 년 전에 만들어졌고

맨 아래는 16억 8천만 년 전에 형성된 바위라고 한다.

콜로라도 강은 저 바위들을 조금씩 조금씩 파내려 갔다.


이곳은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꽃 몽우리 터지는 소리가 들릴 만큼 정말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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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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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의 장미(Cliff Rose)도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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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자연을 바라보며 혼자 생각에 잠겨도 방해할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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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려도 좋다.



캐이프 로열 주차장에서 잘 찾아보면 결혼식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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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

여기서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신랑 신부는 참 특별한 사람 일 것같다.

수억 년 동안 깎여내린 바위가 지는 해를 받고 더욱 빛난다.

마지막 해가 다 내려갈 때까지 보고 싶지만 숙소까지 50분 정도 걸리니 시간을 잘 계산해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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