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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질경이 Jul 19. 2020

17억년동안 자연이 만든 조각품

거니슨의 블랙 캐년 국립공원

이 협곡은 바위 색도 검지만 

아주 깊고, 매우 좁고, 절벽이 수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대낮에도 해가 거의 들지 않아  검은 협곡(Black Canyon)이라 한다

깊이가 800~900미터.

63 빌딩을 저 아래 갔다 놓으면 3분의 1 정도 올라온다.


이 국립공원을 이야기하려면 세월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7억 년 전 화산이 터지고 땅이 생겼다.

7천만~4천만 년 전 땅이 솟아 올라왔다.

 다시 화산이 터져 화산재에 묻힌다.

 거니슨 (Gunnison) 강이 부드러운 부분을 파고 내려가기 시작한다.

 강물은 화산이 터진 직후 땅 표면이  부드러울 때는 빠르게 협곡을 만들다가 

 대리석처럼  단단한 바위 층에 이르러서는 천천히 조금씩 2백 만년을 파내려 갔다.

100년에 1인치(25mm)씩 파 내려가 평균 깊이  800미터가 넘는 이런 협곡을 만들었다.

200만 년 동안 강물이 파 내려간 길을 내려가 보았다.

깊이가 800미터 정도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길이 생각보다 가팔랐다.

16% 경사라는데 많은 길을 다녀 보았지만 이렇게 경사가 급한 길은 처음 경험했다.

2단 기어로 가도 마구 내려가고 브레이크에서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갓길에서 잠시 쉬고 1단 기어로 가니 갈만하였다.

강물이 200만 년 동안 파 내려간 깊이를 차로 20분 만에 내려갔다.

 이상하게도   밑에서 올려다보니 위에서 내려다볼 때만큼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강물은 생각했던 것보다 조용히  흐른다. 사람들이 농사짓는데 필요하다며 상류에 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는 지난 200만 년에 비해서 파내려 갈 힘이 없다.




협곡을 따라 남쪽으로 길이 잘 되어 있다. 편히 올라와 높이를 느끼지 못하였는데 

건너편에 보이는 산들이 해발 2300~2400미터 다..

강의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많이 무너진 것은 해가 덜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가 안 들고 습기가 많으면 바위도 약해져 쉽게 내려앉는다는 것이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그린 그림 Painted Wall



드래건 포인트(Dragon Point)



 두 마리의 용이 날아가는 것 같다. 용이 입에 여의주를 물고 있는 것 같은 이 그림은 

2억 년 전 불안정하던 바위가 녹아내리며 원래 있던 바위에 그림을 그리듯 흘러내려 그것이 식으며 일어난 현상이라고 한다. 

2억 년이면 얼마나 되는지 상상도 못 하겠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생긴 지 300년도 안되는데. 역사가 깊다는 우리나라도 5000년이 좀 안되는데.




검은 계곡에 지는 해가 비치니

짧은 순간 검은 협곡이 금빛으로 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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