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연꽃향수 굿즈

by 심지훈

1.

전통자수유물전문박물관 <수 박물관(대구 수성구 소재)> 이경숙 관장은 전통문화지킴이다. 급속도로 전통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이 시대에 전통을 지키며 사는 게 얼마나 고된지는 이경숙 관장의 일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관장은 월화수목금금금 정말 열심히 산다. 새벽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잠들며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려 안간힘을 쓴다. 전통자수전시, 전통자수유물전시, 민화전시, 민화심사, 공연기획, 교류전시, 전국 어린이 민화 공모전(민화 글 공모전도 병행), 전국 울릉도 그리기 공모전, 어르신들을 위한 전통문화 교육, 어린이들을 위한 자수교육 강사 양성자 과정 진행 등. 365일 한몸으로 열일하며 산다. 그런 중에 짬을 내 대학에선 대학생을 가르친다.

2.

이런 이경숙 관장이 이번엔 텀블벅 크라우드펀딩에 나섰다. 자수유물전시 확장판으로 향수를 만들어 펀딩에 나선 것이다. 1차 목표는 목표액(400만원) 달성이고, 2차 목표는 내년 그랜드 오픈을 준비 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박) 1층 굿즈숍에 입점하는 것이다.

1차 목표는 기분 좋게 11월 첫날 달성했다. 이경숙 관장은 공유수가 많아야 노출빈도가 높아지는 텀블벅 펀딩 구조 때문에 안심할 수 없었다. 전방위로 공유를 부탁했고, 펀딩 참여를 독려했다. 결과는 대성공.


자수는 조선여인의 산물. 조선여인이 거처하는 방을 일러 규방(閨房)이라고 한다. 이 규방을 이경숙 관장은 ‘세상의 가장 작은 우주’로 비유했다. 단순한 방이 아니라는 거다. 여인의 은밀한 방, 세상에서 가장 작은 우주인 규방에서 탄생한 게 연꽃수, 매화수, 모란수다. 뿐이랴. 규방에선 여인의 생각이 피고, 꿈도 무럭무럭 자랐다.


이경숙 관장은 규방의 향, 여인의 향에 착안해 매화향수, 연꽃향수 제작에 이르렀다. 당초 모란향수까지 3종 세트를 기획했는데, 제작에 실패했다. 모란향은 구현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개발 중이라고.

3.

최근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덕에 한류(韓流)가 또 한 번 뜨겁게 조명받고 있다.


이번엔 K팝뿐 아니라 한국 전통문화에 착안해 만든 다양한 기념품까지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결에 국박 굿즈샵은 연일 오픈런으로 장사진을 이룬다.


여기다 지난 주말 경주서 열린 APEC 때 트럼프 미 대통령에 선물한 신라 금관 덕에 경주박물관도 새벽부터 줄을 서야 관람이 가능하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이래저래 우리나라가 고유의 한(韓)문화 덕에 들썩이고 있다.

4.

“그동안 우리 전통문화 종사자들이 얼마나 고생했게요. 우리네 전통가치를 세계인이 알아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전통자수도 한몫 톡톡히 할 겁니다.”

매년 이맘쯤이면 몸살로 풀죽은 이경숙 관장이었는데, 올핸 낭랑만 했다.


매화‧연꽃향수 텀블럭 펀딩에 나도 한 수저 올렸다. [글밥] 손님들도 함께하길 곡히 청한다. 펀딩기간은 11월 12일까지고, 제작된 향수는 12월 15일경 받아볼 수 있다. (https://tumblbug.com/koreanity-scent)

/심보통 2025.11.3.

keyword
작가의 이전글늙음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