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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Feb 19. 2020

그는 아이패드로 콘티를 그린다

사람들이 구분한 것들이 그 간격을 없앨 때,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봉 감독은 '장르 파괴자'라는 수식어에 대해 "장르의 규칙은 원래 미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금주령 시대, 어두웠던 시대에 필름 누아르가 탄생하고 서부 개척 역사가 있다가 보니 웨스턴 장르가 나온 것"이라며 지구 반대편의 작은 나라에서 굳이 그 규칙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어떤 스토리나 느낌을 한국적 현실로 끌고 와서 땅바닥 아래로 끌어당겨 놓으면 저절로 장르의 규칙들이 부서져 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살인의 추억'도 스릴러 혹은 버디 형사물이라고 부를 수 있지만 그렇게 부르면 멋쩍어진다. 형사들의 어설픔과 지질함, 동시에 범인을 잡고 싶은 진심은 강한데, 과학 수사는 전혀 안 돼 있다. 미국의 매끈한 범죄 스릴러에서 보여주는 장르의 규칙들을 다 거부한 셈이다. 내가 살아온 한국적인 상황과 조건들에 충실해지려 했고, 그러다 보니 저절로 장르가 파괴됐다."


"한국 사회는 그동안 발전했고, 모든 면에서 섬세해졌지만 동시에 작년에 세월호 사건처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을 못 구하나' 싶은 너무나 충격적인 일들이 터지곤 한다. 굉장히 혼란스럽다. 여러 가지 것들이 불균질하게 섞여 있는 상황인 것 같다"고 우리말로 답했다.


https://m.yna.co.kr/view/AKR20200218060000005?section=entertainment/index&site=reply_news


영상에는 봉 감독 의상부터 헤어스타일, 말투를 그대로 재연한 문세윤과 긴 머리에 다소곳한 모습으로 통역하는 샤론 최를 흉내 낸 유세윤 모습이 담겨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https://www.yna.co.kr/view/AKR20200219115151005


봉준호는 만화광이자 만화 수집가로 유명하다. 그는 영화를 만들 때 직접 쓴 각본을 토대로 만화 콘티로 그린다. <괴물>의 형태, <옥자>의 슈퍼 돼지, <기생충>의 인물 동선 등이 콘티에 그대로 녹아 있다. 그의 그림 실력은 출간된 공식 아트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 봉준호 감독은 그림을 그릴 때 아이패드를 쓴다.


예능 <방구석 1열>의 작가들이 봉준호 감독과 전화 인터뷰를 하려고 했는데 봉 감독이 감기에 걸렸다. 목소리가 안 나오는 상황이라 전화를 나눌 수 없자 “추후에 제가 질문에 대한 답을 녹음해서 드려도 될까요?” 했는데. 무려 한 시간 분량을 녹음해서 줬다고 한다. 기자라서 안다. 이런 스위트한 감독이 없다.




오, 아이패드를 사야할 이유 한 가지가 추가됐다!!! 

http://www.wkorea.com/2019/06/04/%EC%9A%B0%EB%A6%AC%EA%B0%80-%EC%9E%98-%EB%AA%B0%EB%9E%90%EB%8D%98-%EB%B4%89%EC%A4%80%ED%98%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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