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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Mar 10. 2020

역사상 6번째 낙폭을 기록한 다우증시

문제는 이게 신호탄에 불과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11년간 이어온 주가 상승기, 이제는 끝났다(bull market is over).”  


 9일(현지시간) 오전 9시 34분부터 9시 49분까지 15분간 미국 경제 ‘심장’ 뉴욕의 주식시장이 멈춰섰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증시 개장과 동시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7% 넘게 추락했고, 과도한 시장 충격을 막기 위한 ‘서킷 브레이커’가 작동했다. 




주가지수 등락률이 7%를 넘어설 때 15분 동안 증권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 1단계가 발동됐다. 주가 급락으로 일부 종목이 아닌 전체 미국 주식시장의 거래가 일시 중단된 건 2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리고 월가에선 주가 호황기가 끝났다는 선언이 터져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년 전인 2009년 3월 주가는 바닥을 찍고 이후 11년간 상승기를 이어왔다”며 “이런 상승기가 이제 끝났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은 세계 경기 침체로 가는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고 했다.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이날 하루 사이 2000포인트 넘게 빠졌다. 2008년 12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전 거래일과 견줘 2013.76포인트(7.79%) 하락하며 2만3851.02로 마감했다. 뉴욕 증시 시가총액 상위권에 올라있는 정유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세계 1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3위 러시아의 ‘유가 전쟁’이 촉발한 원유 가격 폭락이 세계 2위 산유국인 미국의 정유 산업 수익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S&P 500지수도 이날 225.81포인트(7.60%) 내려가며 2746.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정보기술(IT) 종목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624.94포인트(7.29%) 급락하며 7950.68을 기록했다. 1거래일 만에 8500선에서 7900선으로 수직 추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를 덮친 ‘검은 월요일’의 공포는 예고됐던 일이다. 앞서 문을 열었던 아시아 증시, 유럽 증시가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아시아에서 유럽, 그리고 미국으로 이어진 세계 증시 연쇄 붕괴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사우디ㆍ러시아가 불붙인 유가 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다. 이 둘은 서로 얽혀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펜데믹 양상으로 흘러가자 이로 인한 석유 수요 급감 우려에 산유국은 모여 감산을 논의했다. 생산량을 줄이면 가격 하락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러시아가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히려 일일 생산량을 1000만 배럴 이상으로 늘리는 증산 카드를 꺼냈고,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30% 폭락하는 공포 장세가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안 그래도 하향세를 타던 세계 증시는 유가 전쟁이란 변수까지 맞아 일시에 무너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 내 확산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제대로 통제하고 있지 못하다는 투자자 인식이 번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고, 유가 급락은 이를 더 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망은 더 어둡다. 9일 세계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우울한 하루를 보냈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코로나19확산세에 속도가 붙었다.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를 두고 “팬데믹 위험이 매우 현실화했다”고 선언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팬데믹을 어떻게 정의하냐를 두고 여러 기구가 협의하고 있고,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했지만 “역사상 처음으로 통제되는 팬데믹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 세계 금융시장은 이미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안전지대로 대피하는 ‘돈의 탈출’은 가속화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와 금값이 치솟는 중이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 0.5%로 마감했다. 금리는 빠르게 하락(국채 가치는 상승) 장중 한때 0.318%를 찍기도 했다. 0%에 근접한 금리를 준다고 해도 미 국채를 갖고 있겠다는 전 세계 투자자 수요가 몰리면서다. 미 경제방송 CNBC는 “미 역사상 최저 금리”라고 했다. 금 시세는 상승하며 온스당 1700달러(약 204만원)에 근접했다. 이날 미국 상품시장에서 금 가격은 0.1% 오른 온스당 1675.40달러에 거래됐다. 2012년 12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1702.56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726270?cloc=joongang-home-toptype1basic

이탈리아 종합지수는 하루만에 -10프로를 기록했다 


나락의 깊이를 짐작할 수 없을 때 공포감은 더욱 커진다. 시장이 공황 조짐까지 보이며 요동치는 것도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탓이다. 하지만 공포가 지배한 시장은 언제나 있었다. 메가톤급 패닉을 몰고 왔던 외환위기와 ‘블랙 먼데이’, 리먼브러더스 사태는 주식 시장을 암흑으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공포의 광풍을 견딘 시장은 반등으로 화답했다. ‘포스트 패닉’의 시간을 되짚어 봤다.


국내 주식 시장을 집어삼킨 첫 번째 공포는 1997년 외환위기다. 그해 6월 792를 찍은 코스피 지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기 직전인 12월 24일까지 6개월 동안 53.8%나 떨어졌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부족 사태에 빠질 것이란 전망에 그해 11월 초 500포인트였던 코스피가 하향곡선을 그리며 열흘 만에 30% 가까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정점을 찍은 것은 크리스마스이브인 12월 24일이었다. 전날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으로 강등하면서 하루 동안 코스피가 7.5% 미끄러졌다. 거기까지였다. 그날 밤 IMF가 100억 달러의 지원을 결정했고, 주식 시장의 악몽도 끝났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바닥을 친 코스피 지수는 한 달 만에 54.4%나 오르며 6개월 동안 까먹었던 지수를 회복했다.


방심하고 있을 때 위기와 공포는 다시 찾아왔다. 미국의 정보기술(IT) 거품이 붕괴하며 뉴욕 증시가 급락한 ‘블랙 먼데이’였다. 국내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이 패닉에 휩싸이면서 2000년 4월 17일 코스피는 93.17포인트(11.63%) 하락했다. 국내 증시 사상 처음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장중 한때 100포인트 급락하는 기록도 세웠다. 총선에서 집권당이 패배하고 외국인이 주식을 내던지며 시장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이후 지수는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면서 주가는 한 달여 만에 30% 가까이 반등했다.


최근의 급락 장세와 오버랩되는 공포는 세계 금융위기의 방아쇠를 당긴 2008년의 리먼브러더스 파산이다. 2008년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자 세계 금융시장엔 공포가 엄습했다. 이튿날인 9월 16일 코스피는 6.10% 미끄러져 내렸다. 리먼이 부도 처리되고 미국 은행이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진 10월 중순까지 시장은 끝없이 추락했다. 하락의 막바지였던 10월 24일의 하락폭은 10.57%나 됐다. 지수 하락세에 로스컷에 걸린 펀드가 주식을 내다 팔면서 시장이 무너졌던 것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먼 때는 코스피가 1500에서 900까지 600포인트 넘게 빠졌다”며 “그전에 고점이 2000포인트를 넘었지만 한 달 동안 40% 빠졌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고통은 오래가지 않았다. 글로벌 공조와 미국의 1차 양적완화 정책 등 각국 정부의 재정부양책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면서 반등했다. 급락 이후 열흘 만에 코스피는 21.8% 올랐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리먼 때는 유동성 수축으로 금융시장에 문제가 발생했지만 정책이 나오면서 단기간 내에 회복했다”고 밝혔다. 지수의 하락을 가장 크게 야기한 공포는 2001년 9·11테러였다. 다음 날인 12일 코스피가 12.02% 급락했지만 단발로 끝났다.


https://news.joins.com/article/5940258 




근 10년 동안 미국에서 7%이상 증시가 빠진 건 처음 봤다. 당연한 얘기다. 199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니까. 당분간은 유가인버스/국채/금 레버리지/달러 레버리지 정도에만 관심을 가져보려고 한다. 


2008년에 938까지 지수가 내려갔었는지는 몰랐다. 우리의 상방은 닫혀있고, 하방은 열려있나보다. 오늘 증시가 8프로 빠지면 그나마 선방하는걸까? 재선을 앞둔 트럼프는 금리를 더 내리겠다고 했는데, 이게 어떤 영향을 보일지는 오늘 밤에 다우지수로 확인해야한다. 사람들의 공포는 팬더믹을 만들었고, 증시에 영향을 줬다. 이게 잠잠해지는것 역시 사람들의 심리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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