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해하는 금요일이라 활기찬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오늘은 AI에 대해 꼭 한번 나누고 싶었던 제 생각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평소보다 조금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AI의 확산과 함께 사람이 하던 일들이 빠르게 자동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막연한 불안감이 도사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저 역시 AI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기획자로 살아가면서도, 문득 이 변화 속에서 우리가 단단하게 쥐고 있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AI 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성 말입니다.
오래 고민한 끝에 결국 두 가지 본질에 닿았습니다.
첫 번째는 무언가를 원하는 마음 그 자체입니다.
AI는 주어진 목표 안에서 최적의 답을 찾아내지만, 스스로 목표를 세우지는 못합니다. “이걸 왜 해야 하지?”라는 질문에 답을 내놓을 수는 있어도, 애초에 그 질문을 던지고 싶어 하는 갈망은 없습니다.
사람은 불안해하고, 지루해하며,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바로 그 결핍이 새로운 목표를 만들고, 그 목표가 행동을 만들며, 그 행동이 세상을 바꿉니다. 누군가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싶다는 욕구, 아직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겠다는 의지.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원한다'는 감정이고, AI에게는 이 결핍이 없습니다. 결핍이 없으니 스스로 방향을 정할 이유도 없습니다.
두 번째는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AI는 실패하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실패할 수 없습니다. 오류를 낼 수는 있어도 그것을 아파하거나 후회하지 않으며,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깨닫지도 않습니다.
사람은 다릅니다. 부딪히고 좌절하며 왜 틀렸는지를 곱씹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갑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다가도 어느 순간 완전히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그 불완전한 시행착오 자체가 인간 고유의 성장 방식입니다. AI는 데이터로 학습하지만, 사람은 상처를 통해 성장합니다. 그 차이는 생각보다 거대합니다.
이 두 가지 고유성은 단순한 철학적 위안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실제적인 힘이 됩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지 아는 것은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되고, 실패를 겪어본 사람만이 가진 깊이는 그 어떤 이력서보다 강력한 설득력이 됩니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자리는 결국 “이 사람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한 곳에 생깁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화려한 스펙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겪어왔는지에서 만들어진다고 믿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AI가 똑똑해질수록, 우리는 더 솔직하게 자신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게 된 것 같습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겪어온 실패들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었는지 말이죠. AI가 우리에게 던진 가장 큰 질문은 어쩌면 인간과 나 자신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솔직하게 답해가는 과정이야말로, AI 시대에 우리를 우리답게 지켜줄 가장 단단한 무기가 될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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