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점에서 왜 우동을 팔아?
우동과 식료품점의 수수께끼 같은 조합
식료품점 옆 우동 가게, 스자키 식료품점
시골 마을 식료품점 옆에 붙어 있는 작은 우동집이다. 아침 9시부터 오전 11시 30분까지 하루 2시간 30분만 영업을 하는 우동 가게로 카가와 현에 있는 수많은 사누키 우동 가게 중 가장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스자키 식료품점이란 수수께끼 같은 이름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왜 우동 가게에 식료품점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스자키 식료품점은 오전에만 영업을 하고, 준비된 면이 다 팔리면 영업을 종료하기 때문에 최대한 이른 아침에 찾는 게 좋다. 논과 밭이 펼쳐진 시골 길을 한참 달리다 보면 넓은 공터에 도착한다. 25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이 넓은 공터에 차를 세우고 주위를 둘러본다. 우동 가게를 알려주는 간판은 보이지 않고, 2층 낡은 기와 주택 옆 작은 쪽방 입구에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곳으로 다가가보니 저 멀리 안쪽에서 우동을 삶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리고 문 앞 창문에 아주 작게 스자키 식료품점(須崎食料品店)이라고 적힌 종이 하나가 붙어 있다. 다들 ‘여기가 우동집 입구인가’라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줄 서 있다.
▲ 2층짜리 낡은 기와집 아래 식료품점과 우동집이 붙어 있다.
▲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우동집 이용 순서① 우동집 입구로 들어와 우동을 받는다.
② 우동 위에 계란, 파, 생강 등 토핑을 올린다.
③ 식료품점으로 건너가 튀김을 고른다. 튀김은 식료품점에서 계산한다.
④ 우동을 밖에서 먹는다. 간이 의자, 벤치가 있다.
⑤ 우동 그릇을 반납하면서 계산한다.
셀프 우동집인 스자키 식료품점은 이용 방법을 미리 알고 가야 한다. 스자키 식료품점 홈페이지에는 평면도까지 그려가며 이용 방법과 순서를 설명하고 있다. 우선 우동집 입구에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그리고 주문 순서가 오면 우동을 주문한다. 메뉴는 우동 대(うどん大, 320엔), 우동 소(うどん小, 200엔)가 전부다. 원하는 우동 크기를 선택했다면 뜨거운 면(温, 아타타카이 또는 아츠)과 차가운 면(冷, 츠메타이 또는 히야) 중 선택한다. 주문한 우동 그릇을 받은 후에는 테이블에 놓인 토핑을 추가하면 된다. 준비된 토핑으로 파, 생강, 간장, 날계란(30엔), 온천계란(60엔)이 있다.
원하는 토핑을 넣은 다음 바로 옆문을 지나면 식료품점으로 건너가게 된다. 식료품점에서는 고로케(80엔)와 어묵 튀김(50엔)을 판매하고 있다. 원하는 튀김을 고른 다음 식료품점 계산대로 가서 튀김값만 먼저 계산한다. 우동값은 나중에 우동을 다 먹고 그릇을 반납할 때 계산한다. 우동과 튀김을 들고 밖으로 나가 비어 있는 벤치 의자에 앉아 우동과 튀김을 맛보면 된다. 자리가 없을 경우 서서 먹기도 한다. 우동을 다 먹고 난 뒤에는 그릇은 반납해야 하는데, 반납할 때 자신이 먹은 우동 양과 계란을 넣어 먹었는지, 어떤 계란을 넣어먹었는지 말해야 한다. 돈을 미리 받지 않고, 뭘 먹었지 손님들에게 기억하도록 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 우동을 받고 원하는 토핑을 넣으면 된다.
우동을 주문하고, 튀김을 계산하고, 우동 그릇을 반납하는 모든 과정이 색다르다. 정말 아날로그적이고, 시골스럽다. 주차장 옆 커다란 나무 아래 옹기종기 모여 후루룩 후루룩 소리를 내며 우동을 먹는데, 동네 주민들이 모여 다함께 우동을 먹는 듯한 기분이다. 탄탄하고, 쫄깃한 우동 맛 또한 훌륭해 아침 식사로 부담 없이 먹기 좋다. 우동 면발은 각진 네모 모양으로 술술 잘 넘어간다. 특히 뜨거운 면발에 반숙한 온천 계란 또는 날계란을 함께 넣어 먹는 게 가장 맛있다.
▲ 우동과 식료품점의 비밀스러운 만남. 
구글지도 - https://goo.gl/maps/sLertJTDivq
맵코드 - 77 317 559*11
전화번호 - 0875-74-6245
영업시간 - 9:00~11:30(수요일 휴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