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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Oct 23. 2018

벳푸 지옥 순례기

벳푸 여행의 필수 코스


벳푸 지옥 순례, 別府地獄めぐり 


끓고 있는 대지의 신비로움 벳푸는 일본에서 온천수가 가장 많이 솟아나는 도시이자 세계 2위의 용출량을 자랑하는 온천 도시다. 도시 전체가 끓어오르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하얀 수증기가 도시 곳곳에서 솟아오르고 있다. 이러한 온천 도시 벳푸 여행의 필수 코스가 바로 벳푸 지옥 순례다. 벳푸 관광의 상징과도 같은 벳푸 지옥 순례는 1910년 우미 지옥에서 처음으로 입장료를 받으며 시작되었다. 이후 다른 지옥들이 추가되었고, 1920~30년대 일본에서 자동차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전세 버스를 타고 지옥을 순례하는 투어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때 일본 최초로 여성 가이드의 안내로 2시간 30분 동안 벳푸 내 지옥들을 돌아보는 투어가 진행되어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현재는 여덟 개의 지옥이 가입한 벳푸지옥조합이 설립되어 있다. 이 여덟 곳의 지옥을 돌아보는 것을 벳푸 지옥 순례(벳푸 지고쿠 메구리)라고 부른다. 이들을 모두 돌아볼 수 있는 공통관람권(2,000엔)을 이용하면 반나절 정도 벳푸 시내를 돌아다니며 지옥 순례를 즐길 수 있다. 벳푸에서 솟아나는 온천수의 종류는 10여 가지. 온천수에 함유된 성분에 따라 물의 색이 다르다. 여덟 곳의 지옥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우미 지옥(海地獄)과 카마도 지옥(かまど地獄), 그리고 지노이케 지옥 (血の池地獄)이다. 시간 여유가 없다면 이 세 곳만 둘러보자. 이때는 개별입장권을 구매하면 된다. 지옥 순례 코스는 크게 두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우선 칸나와 온천(鉄輪温泉) 근처 우미 지옥, 오니이시보즈 지옥 (鬼石坊主地獄), 야마 지옥(山地獄), 카마도 지옥, 오니야마 지옥(鬼山地獄), 시라이케 지옥(白池地獄)을 돌아본 후 3km 정도 떨어진 지노이케 지옥과 다츠마키 지옥(龍巻地獄)을 돌아보면 벳푸 지옥 순례가 완성된다. 벳푸 여행의 첫 일정으로 벳푸 지옥을 순례하며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껴보자.


벳푸 지옥 순례 홈페이지 - http://www.beppu-jigoku.com/index.html

 


1. 우미 지옥, 海地獄 


벳푸 지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우미 지옥은 코발트빛 바다색을 띠고 있다. 시원한 바다색이지만 우미 지옥의 온천수 온도는 섭씨 98도. 우미 지옥이 생겨난 건 지금으로부터 약 1,200년 전인 츠루미다케(鶴見岳)의 화산 폭발로 거슬러 올라간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지하에 있던 용암이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커다란 싱크홀이 만들어졌다. 이 싱크홀에 온천수가 채워지면서 지금의 우미 지옥이 되었다. 무서운 ‘지옥’이라고 부르기에는 온천수의 색깔이 너무도 신비롭다. 여기에 뜨거운 열기로 인해 발생하는 하얀 수증기까지 더해져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우미 지옥의 온천수가 푸른빛을 띠는 것은 황산철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우미 지옥 뒤편에는 온천수에서 나오는 뜨거운 수증기로 수련을 키우는 온실이 있다. 5월부터 11월까지 아침마다 연꽃이 핀다. 아침 일찍 우미 지옥을 찾는다면 아름다운 연꽃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우미 지옥 내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족탕이 마련되어 있고, 우미 지옥 온천수에 담가 삶아낸 계란도 팔고 있다. 기념품점에서는 우미 지옥의 온천수를 순간 건조해 분말로 만든 입욕제를 판매한다. 이 입욕제는 벳푸를 대표하는 기념품으로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BvUuhGkeHq12



2. 오니이시보즈 지옥, 鬼石坊主地獄 


우미 지옥 바로 옆에 위치한 오니이시보즈 지옥은 40년간 폐쇄되었다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2002년에 다시 문을 연 곳이다. 회색의 진흙이 보글보글 끓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스님의 머리와 닮았다고 해서 오니이시보즈 지옥이라고 부른다. 땅이 끓어오르는 생생한 현장. 벳푸가 화산 지대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 10~20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입구 쪽에는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오니이시노유(鬼石の湯)가 있다. 오니이시노유는 보온, 보습 효과가 뛰어난 나트륨-염화물 온천수. 온천탕 주변으로 푸른 나무가 빼곡히 심겨 있어 산림욕을 즐기는 듯한 기분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입욕료를 지불하고 입장해야 하며 대중탕과 가족탕으로 나뉘어져 있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nFib82BPqKo



3. 야마 지옥, 山地獄 


산자락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스멀스멀 올라온다고 해 ‘산 지옥’ 이라는 뜻의 야마 지옥이라 부른다. 작은 동물원 같은 곳으로 산자락에서 나오는 열기로 동물들을 사육하고 식물들을 기르고 있다. 야마 지옥에 들어서면 울퉁불퉁한 바위틈 사이로 하얀 연기가 새어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뒤로 희귀한 열대식물과 하마, 라마, 플라밍고, 토끼, 원숭이를 비롯한 8~9종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한다면 좋아할 만한 곳이지만 다른 지옥에 비해 볼거리가 많지 않아 벳푸 지옥 순례 공통관람권을 구입하지 않는다면 굳이 방문을 추천하지 않는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VkiK9e3bz222



4. 카마도 지옥, かまど地獄 


우리말로 ‘가마솥 지옥’ 또는 ‘부뚜막 지옥’으로 불리는 카마도 지옥. 과거 카마도 하치만구(竃門八幡宮)의 축제와 제사 때 이곳에서 솟아나는 뜨거운 증기로 밥을 지었다고 해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입구에는 그 유래를 상징하듯 커다란 가마솥이 놓여 있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검은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서있는 붉은 도깨비 동상이 보인다. 마치 지옥문을 지키고 있는 것 같아 오싹하다. 



카마도 지옥에는 벳푸 지옥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지옥이 곳곳에 위치해 있어 작은 지옥 순례 코스로 불린다. 푸른빛을 띠고 있는 커다란 연못부터 붉은 피를 떠올리게 하는 연못 그리고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진흙 연못까지 여러 종류의 지옥을 볼 수 있다. 특히 가장 큰 푸른 연못은 그날의 기온에 따라 푸른빛이 옅어지기도 하고 진해지기도 한다. 기온이 낮아지는 아침에는 푸른 우윳빛 같은 색을 띠고 온도가 올라가는 낮이 되면 투명한 푸른색으로 변한다. 



카마도 지옥에는 온천수를 이용한 다양한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발 찜질을 할 수 있는 공간과 뜨끈한 온천수에 발을 담그는 족탕, 온천 증기를 이용한 수족욕 시설 그리고 온천수를 마실 수 있는 수음대가 마련되어 있다. 푸른 연못 바로 아래에는 출출한 배를 채울 수 있는 매점이 있다. 지옥 순례를 하면서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으로 온천 증기로 찐 온천 계란(温泉卵, 온센타마고)과 일본식 사이다인 라무네(ラムネ), 간장을 살짝 뿌린 간장 푸딩(醤油プリン쇼유푸린)이 인기 메뉴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g4w1KKTJTG62



5. 오니야마 지옥, 鬼山地獄 


악어들의 소굴 오니야마 지옥. 땅 속에서 분출되어 나오는 뜨거운 온천수로 100마리에 달하는 악어들을 키우고 있다. 이곳에서 악어를 키우기 시작한 건 1923년부터로 온천 열로 악어들이 살기 좋은 따뜻한 환경을 만들었다. 철창살 사이로 쥐 죽은 듯 조금의 미동도 없는 악어들이 보인다. 평소에는 거의 움직임이 없어 살아있는 건가 의심이 들 정도다. 하루에 몇 차례씩 악어에게 생닭을 던져주는데 이때가 되면 커다란 입을 벌리고 달려드는 악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3nvfZXreSzG2



6. 시라이케 지옥, 白池地獄 


‘흰 연못 지옥’이라는 뜻의 시라이케 지옥을 처음 바라보면 일본 정원이 떠오른다. 일본식 정원처럼 연못 주변으로 꽃과 나무들을 조경했기 때문이다. 시라이케 지옥에서 분출되는 온천수는 원래 아무런 색도 없이 투명하다. 그런데 차가운 공기와 만나 급격히 식으면서 온천수의 색이 옅은 푸른빛으로 변한다. 연못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본 후에는 시라이케 지옥의 뜨거운 온천수를 이용해 만든 열대어 수족관을 관찰해보자. 아마존에 살고 있는 피라냐와 피라루크 등 희귀 열대어가 수조 안을 헤엄치고 있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cNDeAx5yc3r



7. 지노이케 지옥, 血の池地獄 


칸나와 온천 지역을 벗어나 218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붉은 피 색깔의 온천수가 솟아난다고 해서 ‘피의 연못’이라고 불리는 지노이케 지옥이 나타난다. 벳푸 지옥 순례 코스 중 지옥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으로 너비 약 1,300m², 수심 약 30m의 연못에 붉은 색 온천수가 가득 차있다. 지노이케 지옥이 발견된 건 지금으로부터 약 1,300년 전. 고대 역사서『분고노쿠니후도키(豊後国風土記, 분고 국 풍토기)』에 그 기록이 나오는데 당시에는 아카유센(赤湯泉, 적탕천)으로 불렸다. 



지노이케 지옥의 온천수가 붉은색인 이유는 고온과 고압으로 인해 온천수에 산화철과 산화마그네슘 성분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지노이케 지옥 입구에 있는 상점을 지나면 드넓은 공간에 커다란 붉은 연못이 나타난다. 붉은 연못 위로는 하얀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이렇게 붉은 색의 온천수가 솟아나고 있다는 것이 보고도 믿기 힘들 만큼 신기하다. 수온은 섭씨 약 78도.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1Kif28YNhwS2



8. 다츠마키 지옥, 龍巻地獄 


지노이케 지옥에서 100m만 걸으면 ‘소용돌이 지옥’ 또는 ‘회오리 지옥’이라는 뜻의 다츠마키 지옥이 나온다. 이곳은 온천 지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간헐천 (間歇泉)으로 지하 깊은 곳에서 상승한 고온의 수증기가 지하수와 만나 지상으로 뿜어져 나온다. 일정한 간격으로 지하에 쌓여 있던 압력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데, 미국의 옐로스톤 공원, 뉴질랜드, 아이슬란드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 간헐천을 보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다츠마키 지옥의 간헐천에서는 하루에 150차례 정도 온천물을 내뿜는데, 30~40분 정도 간격으로 일어난다. 운이 좋다면 지옥에 도착하자마자 볼 수도 있고, 30분 넘게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현재는 간헐천의 뜨거운 온천수가 밖으로 튀지 않도록 간헐천 상단에 커다란 돌을 덮어 놓았다. 만약 상단의 돌이 없다면 약 50m 높이까지 온천수가 분출될 수 있다고 한다. 연못 형태인 다른 지옥들과 온천수 분출 형태가 달라 꼭 방문해볼 만하다.


구글 지도 - https://goo.gl/maps/5ChrcLps7h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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