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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Sep 03. 2018

기왓장 소바,
카와라 소바!

뜨거운 기왓장에 올려 구워먹는 녹차 소바


원조 카와라 소바 타카세본관, 元祖瓦そば たかせ本館


시모노세키에서 191번 국도를 따라 북쪽 츠노시마로 향하다 보면 야마구치현의 명물 '카와라 소바'를 탄생시킨 원조 카와라 소바 타카세 본관에 도착한다. '카와라 소바'는 기왓장 소바라고 불리는 소바로 뜨겁게 달군 기왓장 위에 녹차를 넣은 메밀 소바를 올리고 지글지글 구워 먹는 소바를 말한다. 


원조 카와라 소바 타카세본관은 카와타나 온천(川棚温泉) 내에 위치해 있어 온천을 즐기러 온 여행자들이 많이 찾고, 츠노시마 대교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츠노시마 드라이브를 즐기러 가는 여행자들도 이 기왓장 소바를 맛보러 온다. 


'카와라 소바'는 1961년 타카세 신이치 (高瀬慎一)씨가 카와타나 온천에 여관을 열면서 손님에게 대접할 음식을 고민하다 역사적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했다고 전해진다. 그것은 1877년 구마모토 지역에서 일어난 니시난의 난(西南の役) 당시 구마모토 성을 포위하고 있던 사쓰마 번(薩摩藩)의 병사들이 고기와 야생초를 기왓장 위에 올려 구워 먹었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기왓장 위에 구워먹는 카와라 소바를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여관을 찾는 손님들에게만 카와라 소바를 대접했는데, 점점 소문이 퍼지고 인기를 얻으면서 1972년에는 아예 여관업을 접고 소바를 파는 음식점만 운영하게 되었다. 현재 카와라 소바는 타카세 본관을 비롯해 모지코 레트로점, 남관, 동관 등 총 다섯 개의 점포가 성업 중이다.


모지코 레트로 카이쿄 플라자 내에 분점이 있긴 하지만, 제대로 된 분위기 속에서 기왓장 소바를 맛보고 싶다면 카와타나 온천에 있는 본관을 찾자. 시모노세키에서 츠노시마 대교로 향하는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어 츠노시마 여행 중간 휴게소로 들르기 좋다.


점포 위치 - http://www.kawarasoba.jp/store.html

 


▲ 본관 옆에 남본관, 동본관 총 세 개의 점포가 모여 있다.
▲ 모지코에 있는 카와라 소바 모지코점.


기왓장 위에 소바를 구워 먹는다는 발상 자체가 독특해 '어떤 음식일까' 호기심에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많다. 야마구치현을 대표하는 식당답게 가게 앞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져 있고, 대형 버스 전용 주차장도 있다. 타카세 본관 옆에는 남본관, 동본관이 차례로 위치해 있고, 각 본관마다 영업시간이 다르므로 방문하는 날에 문을 여는 본관을 알고 있어야 한다. 


타카세 본관 건물은 100년이 넘은 오래된 민가를 개조해 문을 열었다. 그래서 일반 가정집에 초대받아 음식을 대접받는 듯 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좁은 통로를 따라 다다미가 깔려져 있고, 각 방마다 4인용 테이블 2~3개가 배치되어 있다. 


▲ 본관 건물은 100년이 넘은 오래된 민가를 개조해 문을 열었다.


카와라 소바의 대표 메뉴는 역시 카와라 소바(1,100엔)다. 카와라 소바는 1인분으로 주문할 수 있으며, 2명이서 주문할 경우에는 카와라 소바 2인분에 장어 덮밥인 우나메시(うなめし, 2,200엔)를 함께 주문하는 게 정석이다. 뜨거운 기왓장 위에 올려 나오는 카와라 소바는 초록빛을 띈다. 교토에서 재배한 녹차 가루를 메밀, 밀가루와 함께 넣어 반죽을 하기 때문이다. 


초록색 면 위에는 노란색 계란 지단과 양념된 고기가 올라가고 김, 레몬이 그 위를 덮고 있다. 살짝 구워진 소바는 가다랑어와 다시마로 우려낸 달짝지근하면서 짭조름한 소스에 면과 고기, 지단을 찍어 먹으면 된다. 기왓장에 살짝 구웠기 때문에 바삭한 맛이 특징이다. 


▲ 뜨거운 기왓장 위에 구워먹는 카와라 소바, 소바 위에는 계란 지단과 고기, 김이 올라가 있다.


소바와 함께 주문한 우나메시는 주걱으로 4등분을 한 다음 네 가지 방식으로 먹으면 된다. 먼저 아무런 양념을 하지 않고 본연의 맛을 느껴본다. 그리고 두번째로 파와 김, 와사비를 넣고 먹어본다. 세번째로 따뜻한 녹차를 부어 오차즈케로 맛본다. 마지막 앞서 먹어본 세 가지 방법 중 가장 맛있던 방식으로 먹으면 된다.


카와라 소바, 우나메시 외에 생선회가 메인으로 제공되는 일본 정식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 여럿이 간다면 다양하게 주문해보자. 참고로 결제는 현금으로만 가능하다.


▲ 2인 이상 올 경우 카와라 소바와 함께 장어 덮밥인 우나메시도 함께 주문한다.

본관 구글지도 - https://goo.gl/maps/1baVLrbAz1w

모지코점 구글지도 - https://goo.gl/maps/V2F14JhDEj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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