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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Sep 04. 2018

규슈와 혼슈의 경계,
간몬 해협을 여행하는 법

모지코와 시모노세키를 사이에 둔 간몬해협


간몬 해협, 關門海峽


일본 혼슈와 규슈 사이 해협을 간몬 해협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예로부터 해상 교통의 요충지로 규슈의 관문 또는 혼슈로 가는 길목으로 통했다. 간몬해협을 사이에 두고 모지코와 시모노세키 두 도시가 마주보고 있다. '간몬(關門)'이라는 이름은 간몬해협을 놓고 마주보고 있는 두 도시, 시모노세키(下關)의 '關'자와 모지코(門司)의 '門'자를 따와 간몬(關門)이라고 이름 지었다.


간몬해협은 물길이 좁고 물살이 빨라 유조선과 화물선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그래서 이 간몬해협을 지나는 배들은 물쌀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최소 4노트 이상의 속도를 낸다. 실제 간몬해협을 눈 앞에서 바라보면 상당히 빠른 유속으로 물이 흐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과거 조선에서 출발한 조선 통신사가 일본으로 갈 때 이 간몬해협을 건너 시모노세키에 상륙한 다음 육로로 이동했을 만큼 해상 교통의 요충지였다. 하지만 1942년 간몬해협을 가로지르는 간몬터널이 생기고, 철도가 연결되면서 최근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로 변신하고 있다. 


간몬 해협 여행은 크게 간몬 해협을 건너는 여행, 간몬 해협을 내려다보는 전망대 여행으로 나뉜다.


간몬 해협을 건널 수 있는 방법 세 가지.


간몬 기선, 간몬 교, 간몬 터널을 통해 간몬 해협을 건널 수 있다. 

간몬 기선은 모지코와 시모노세키를 연결하는 페리로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20~30분 간격으로 간몬해협을 가로지른다. 1973년에 건설된 간몬 교는 간몬 해협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로 모지코 IC와 시모노세키 IC를 연결하고 있다. 간몬 해협 아래를 통과하는 간몬 터널은 일본 최초의 해저 터널로 1942년에 개통했다. 


간몬 해협을 내려다보는 전망대 세 곳.


간몬 해협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는 메카리 제2전망대, 히노야마 공원, 카이쿄 유메 타워가 있다. 

메카리 제2전망대는 간몬교를 눈 앞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다. 히노야마 공원은 해발 268m 히노야마 정상에 위치한 공원으로 로프웨이 또는 자동차로 접근할 수 있다. 시모노세키 남쪽에 위치한 카이쿄 유메 타워는 유료 전망대로 143m 높이에서 간몬 해협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


▲ 규슈와 혼슈의 경계를 따라 흐르는 간몬 해협
▲ 간몬 해협 위를 가로지르는 간몬 교.

간몬해협 구글지도 - https://goo.gl/maps/kPqcfd6jGTA2



간몬 기선, 関門汽船


1889년부터 모지코와 시모노세키를 연결한 간몬 기선. 간몬교와 간몬터널이 개통하기 전까지 모지코와 시모노세키를 이어주던 중요 교통 수단이었다. 지금은 모지코와 시모노세키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대부분 이용하지만, 과거에는 상인, 지역주민들이 이용했다. 


간몬 기선을 타면 모지코 <-> 시모노세키까지 편도 5분이면 도착한다.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 매 20~30분 마다 운행하며 편도 요금은 400엔이다. 모지코와 시모노세키, 간몬 해협의 무인도 후나시마(巌流島)를 오가는 트라이앵글 프리패스를 구매하면 하루 동안 세 항로를 900엔에 이용할 수 있다.


간몬 기선 페리로 5분이면 시모노세키와 모지코를 오갈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여행자들이 모지코와 시모노세키를 함께 묶어서 여행한다. 모지코 레트로를 먼저 여행했다면 간몬기선을 타고 시모노세키로 넘어가 시모노세키 항구 근처의 가라토 시장, 카이쿄칸, 가라토 워프와 같은 관광지를 돌아보자.


▲ 모지코와 시모노세키를 오가는 간몬 기선.
▲ 티켓 발매기에서 티켓을 뽑으면 된다. 매 20~30분 마다 운행한다.

모지코 선착장 구글지도 - https://goo.gl/maps/qDmLNeGJ9a92

시모노세키 선착장 구글지도 - https://goo.gl/maps/waZmmJ3fTg22

간몬기선 홈페이지 - http://www.kanmon-kisen.co.jp/



간몬 교, 関門橋


간몬 해협을 멋스럽게 가로지르는 간몬 교는 1973년에 지어졌다. 다리 길이는 1,068m로 다리가 개통할 당시에는 일본에서 가장 긴 다리였다. 다리 아래로 유조선과 무역선이 오가기 때문에 해수면에서부터 61m 높이에 높게 세워졌다. 


간몬교는 유료 도로인 간몬자동차도로의 일부로 모지코IC와 시모노세키IC 사이를 연결하고 있다. 모지코에서 야마구치로 넘어갈 때 지나게 되며, 모지코에서 시모노세키로 갈 때는 간몬 터널을 지나가는 게 더 경제적이고 빠르다. 간몬교는 케이블로 다리를 지지하는 현수교로 철근을 삼각형으로 연결한 트러스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튼튼하면서 날렵한 모습을 가진 다리로 손꼽힌다. 간몬교 양쪽 끝에는 유료 도로 휴게소(PA)가 있고, 간몬해협을 바로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명당이다. 


▲ 유조선과 무역선이 다리 아래로 지나가기 때문에 높이 지어진 간몬교.
▲ 날렵하게 지어진 간몬교, 모지코 IC와 시모노세키 IC를 연결하고 있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LjRM44h7X4n



간몬 터널, 関門トンネル


1942년에 개통한 간몬 터널은 일본 최초의 해저 터널이다. 간몬 해협 아래를 뚫어 규슈와 혼슈를 연결하고 있는데, 터널의 길이는 총 3,600m이고 해저 부분의 길이는 1,140m다. 이 터널이 생기면서 육로로 물자를 수송하게 되었고, 당시 국제 무역항으로 번성하던 모지코가 이때부터 쇠퇴해가기 시작한다. 


차량이 지나갈 수 있는 간몬 국도 터널은 1958년에 개통했다. 만약 렌터카를 타고 모지코에서 시모노세키로 넘어갈 때는 이 간몬 터널을 지나가는데, 요금은 150엔이다. 간몬 터널은 튼튼한 두 다리로도 건널 수 있다. 모지코에서는 메카리 공원 아래 간몬 터널 인도 입구가 있고, 시모노세키에는 히노야마 공원 아래 간몬 터널 인도 입구가 있다. 인도 터널의 길이는 약 780m로 15분이면 통과할 수 있다. 


인도 터널은 주로 지역 주민들이 운동 삼아 오가는데, 커다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인도 터널이 나타난다. 시모노세키 간몬 터널 인도 입구 앞에는 헤이안 시대 말기인 1185년에 일어난 단노우라 전투(壇ノ浦の戦い) 장면을 형상화한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일본 역사를 바꾼 중요한 전투로 이를 계기로 헤이안 시대를 끝내고 무사가 중앙정권을 잡아 나라를 다스리는 막부 시대로 넘어가게 된다. 이 전투가 간몬 해협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 간몬 터널 인도 입구, 두 발로도 터널을 지나갈 수 있다. 터널의 길이는 780m.
▲ 커다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간몬 인도 터널 입구가 나타난다.
▲ 단노우라 전투를 형상화 한 동상, 시모노세키 간몬 인도 터널 앞에 있다.

모지코 간몬 인도 터널 구글지도 - https://goo.gl/maps/PXZj3rqvdhM2

시모노세키 간몬 인도 터널 구글지도 -  https://goo.gl/maps/6X38wpAvKFs



메카리 제2전망대, 和布刈第二展望台


모지코에서 간몬교를 건너기 직전에 위치한 메카리 공원(和布刈公園)에 간몬교를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메카리 제2전망대가 있다. 간몬교 뿐만 아니라 모지코와 시모노세키를 가로지르는 간몬 해협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 시모노세키로 넘어가기 전에 들르기 좋다.


누구든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전망대이지만, 대중교통을 타고 갈 수 없어 자동차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메카리 제2전망대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모지코에서 261번 국도를 따라 간몬교 아래까지 가야 한다. 그리고 난 뒤 메카리 공원 언덕으로 올라간 다음 다시 간몬 터널로 내려가는 내리막길을 따라가다보면 메카리 제2전망대에 도착한다.


전망대를 찾기 가장 좋은 시간은 붉은 노을이 지는 저녁시간으로 석양을 감상한 다음 간몬 해협 야경까지 즐기면 된다. 전망대 뒤쪽 벽에는 1185년에 일어난 단노우라 전투(壇ノ浦の戦い)의 모습을 담은 벽화가 아리타 도자기 도판 1,400장에 새겨져 있다.  


▲ 간몬교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메카리 제2전망대.
▲ 모지코 시내와 간몬해협도 바라보인다.
▲ 노을이 지는 저녁 무렵 전망대를 찾아 야경까지 감상하고 갈 수 있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uztNd3JJ4ZB2



히노야마 공원, 火の山公園


시모노세키 히노야마 정상에 위치한 공원이다. 해발 268m 산 정상에서 간몬 해협과 간몬교, 모지코, 시모노세키를 바라볼 수 있다. 히노야마 공원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 자동차를 타고 가거나 로프웨이를 타고 가거나. 히노야마 로프웨이 (火の山ロープウェイ)는 시모노세키 간몬 터널 인도 입구 근처에 있는 로프웨이 승차장에서 타면 된다. 3월부터 11월까지만 운행하며 요금은 왕복 500엔으로 약 4분이면 히노야마 공원에 다다른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경우 히노야마 파크 웨이를 따라 공원으로 올라가면 된다.


히노야마 공원에는 두 개의 전망대가 있다. 로프웨이를 타는 승차장 3층 꼭대기 전망대와 주차장 위쪽 전망대가 있다. 로프웨이 승차장 3층 전망대에 올라서면 간몬 해협을 가로지르고 있는 간몬교와 레트로 풍경의 모지코 모습을 한 장의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전망대 동쪽으로는 시모노세키 시내의 풍경이 펼쳐지고, 서쪽에는 야마구치 현의 우베 시가 눈에 들어온다. 가슴이 시원해지는 풍경을 자랑하는 히노야마 공원은 벚꽃과 철쭉, 튤립이 피는 공원으로도 유명하다. 봄이 되면 벚꽃과 철쭉이 만발하고, 형형색색의 튤립이 공원을 가득 채운다. 야경 역시 멋지다. 항구 도시인 모지코와 시모노세키의 야경이 밤바다를 빛내고 있다.


▲ 해발 268m에 위치한 히노야마 공원
▲ 로프웨이 또는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공원이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GiFEmaBqnsJ2



카이쿄 유메 타워, 海峡ゆめタワー


야마구치현 국제종합센터(山口県国際総合センター) 꼭대기에 위치한 전망대다. 타워 높이는 153m로 1996년에 지어졌다. 타워 전망실로 가기 위해서는 4층 카운터로 가야 한다. 타워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한 다음 4층으로 올라가 티켓을 구매하면 되는데, 외국인의 경우 여권을 제시하면 50% 할인된 금액으로 타워 티켓(성인 300엔 / 아동 150엔)을 구매할 수 있다. 타워 티켓 구매 시 주차권을 제시하면 5시간 무료 주차권도 발급해준다.


고속 엘리베이터를 탄 후 70초면 143m높이의 전망실에 도착한다. 투명한 유리 밖으로 간몬 해협의 전경이 펼쳐져 있다. 동쪽으로는 간몬교와 모지코가 바라보이고, 서쪽으로는 JR시모노세키 역과 시모노세키항 국제터미널이 보인다. 카이쿄 유메 타워는 낮과 밤 모두 찾기 좋다. 낮에는 푸른 하늘 아래 반짝이는 간몬 해협의 자세한 모습을 세세하게 볼 수 있고, 밤에는 불빛으로 빛나는 간몬 해협의 야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시모노세키 대표 전망대인 카이쿄 유메 타워
▲ 타워 꼭대기에 전망실이 있다. 높이는 143m.
▲ 간몬해협과 그 주변 모지코, 시모노세키가 360도로 바라보인다.

구글지도 - https://goo.gl/maps/s1whbgkU7H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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