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지 않는 기억 – 그리움이 선명해지는 이유
버스를 기다리며 창에 비친 풍경을 바라본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겹쳐 보인다.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사람, 두리번거리는 사람,
그리고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
그 순간, 아주 익숙한 실루엣이 스쳐 지나간다.
심장이 순간적으로 움찔하고, 손끝이 저릿해진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면, 이미 사라지고 없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늘 이런 식이다.
눈앞에 있는 것처럼 선명한데,
닿으려 하면 사라진다.
그런 기억들이 있다.
시간이 지나도 엷어지지 않는 것들.
한순간만이라도 현실과 겹쳐지기를 바라는 마음.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움은 늘 창 너머 어딘가에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