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기억이 자꾸 소환되는건..
눈이 조용히 내렸다.
가로등 아래, 거리의 윤곽이 희미해졌다.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걸었지만, 나는 속도를 늦췄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시간은 묵묵히 흘렀다.
모퉁이를 돌자 만두 가게의 김이 퍼졌다.
거친 도시의 공기 속에서 피어오르는 뜨거운 증기.
사람들은 서둘러 만두를 집어 들고, 손끝에 전해지는 온기를 느꼈다.
차가운 밤에도 어딘가엔 따뜻함이 남아 있었다.
앞서 걷는 사람이 보였다.
지팡이에 몸을 기대고, 작은 봉지를 든 채 천천히 움직였다.
그의 뒷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길 위에 남겨진 발자국처럼, 삶도 흔적을 남긴다.
길은 언제나 이어진다.
때로는 느려도, 때로는 멈추어도. 눈이 내리는 밤, 우리는 저마다의 걸음으로 이 길을 지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