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순간, 마음도 함께 흐른다
거리를 걷다가 문득 위에서 내려다본다면, 두 사람이 나란히 걷는 모습은 어떤 의미일까.
같은 속도로 같은 방향을 향해 가고 있지만,
그들의 목적지가 같은지는 알 수 없다.
사진 속 두 사람은 어딘가로 향하는 중이다.
손에는 커피 한 잔씩을 들고, 모자를 눌러쓴 채 걷고 있다. 아마도 오랜 친구일 수도 있고, 이제 막 가까워지기 시작한 사이일 수도 있다.
함께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걸음을 맞추는 과정이다.
길 위의 대화는 종종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일상의 사소한 이야기에서 시작해, 문득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내기도 하고, 때론 깊은 고민을 털어놓게도 된다.
걸으며 나누는 대화는 마주 보고 앉아 있을 때보다 더 솔직하고 자연스럽다.
발걸음이 리듬을 타듯, 말도 부드럽게 흐른다.
사람과의 관계도 어쩌면 걷는 것과 닮아 있다.
속도를 맞추는 것, 서로의 보폭을 배려하는 것, 때로는 잠시 멈추기도 하고 다시 걸어가는 것.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해서 같은 곳을 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순간만큼은 함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도 가끔은 너무 앞서 나가려 하거나, 상대를 놓치지 않으려 조바심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함께 걷는다는 것은 서로의 속도를 존중하는 일이다.
그리고 때로는 같은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된다.
우연히 마주친 길에서,
혹은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에서 우리는 누군가와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걷는 동안은 상대방의 말에 더 집중하게 되고, 조용한 순간도 부담스럽지 않다.
어쩌면 인생도 그런 게 아닐까.
빠르게 앞서 나가기보다, 때로는 속도를 늦추며 곁에 있는 사람과 함께 걷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될 수 있다는 것.
오늘, 당신은 누구와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