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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와 나, 그리고 작은 온기

빛 속에 머무는 시간

by 행복가진
by Ricoh GR3X


가끔은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서, 나만의 공간으로 숨어들고 싶어진다.

마치 전구 속 작은 세상에 웅크리고 있는 어린왕자처럼.


바깥세상의 소음이 차단된 그곳에서,

나는 책을 읽고,

마음을 비우고,

조용한 숨을 고른다.


그곳의 빛은 따뜻하고 조용하다.

화려하게 번쩍이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감싸 안는 노란빛.

그 안에서 나는 나를 지킨다.

빛 속에서 발견한 것들


어린왕자가 말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몇 번이고 곱씹었다.

진짜 중요한 것들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사랑, 온기, 기억, 그리고 조용한 안도감.

마치 전구 속 작은 세상처럼, 그 감각들은 소리 없이 우리 곁에 스며든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책장을 넘길 때, 마음을 울리는 음악이 흘러나올 때, 깊은 밤 따뜻한 차를 마실 때.


빛은 우리 일상에 조용히 스며들어 있다.

강렬한 조명이 아니라, 눈을 감고도 느낄 수 있는 미세한 온기처럼.

그것이 주는 안정감은 설명할 필요도, 이유를 찾을 필요도 없다.

그냥 거기 있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행복은 가까운 곳에

어린왕자가 자신의 별을 떠나 여행을 하며 깨달은 것처럼, 우리도 행복을 찾기 위해 멀리 떠나지만,

정작 그것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불빛이 비추는 방 안, 손끝에서 느껴지는 책의 감촉, 음악과 함께 흐르는 시간 속에서.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은 더 크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 속에서 빛을 발견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빛을 알아볼 수 있는 감각.


나는 오늘도 작은 빛 속에 머문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가장 나다운 나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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