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이 지나도 움직이지 않는다..
도로 위의 정적과 불빛
마닐라의 밤거리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느리게 움직이는 차들의 붉은 테일라이트, 고가도로 아래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 그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는 오토바이. 익숙한 도시의 리듬이 도로 위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것은 천천히 흘러간다.
차 안에서는 누군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하루를 끝낸 사람, 다음 목적지를 향하는 사람.
차창에 비친 불빛이 깜빡이는 동안, 시간은 아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거리 위의 흐름
트라이시클 한 대가 속도를 줄이며 정차한다.
한 사람이 서둘러 올라타고, 다시 밤거리로 내달린다.
저 멀리 지프니의 전조등이 길을 밝히고, 도로 옆 가로등이 차량의 윤곽을 흐릿하게 비춘다.
마닐라의 밤은 여전히 분주하다.
어둠 속에서도 도시는 움직인다. 사람들은 길 위를 걷고, 차들은 서로 뒤엉키고, 네온사인은 불빛을 흘린다.
이곳에서 밤은 단순한 어둠이 아니라, 또 하나의 시간이다.
그리고 나는 그 속을 걸으며, 이 도시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