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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가진 Feb 13. 2024

[드로잉에세이] 가슴이 더 두근거린다면 그 길이다

선택에 대한 후회나 책망을 할 필요 없어.

홍대 앞 거리를 걷다가 강렬한 드럼연주를 하는 버스커를 보았다.

꽤 서늘한 날씨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드럼과 거의 한 몸이 된 연주에 쉼 없이 리듬에 맞추어 박수를 쳤다.

그때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만약 내가 그때 음악을 선택했다면, 무대 위에서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노래를 하고 있을까?

그리고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을까?


생각과는 다르게 쉽게 답을 할 수가 없었고, 집으로 돌아와 며칠이 지났을 때 깨달았다.


무대에서 노래를 했더라도, 지금과 비슷하게 떠도는 삶을 살고 있을 거다.

지금 내 삶을 하나씩 뜯어보니 선택하지 않았던 삶이 시나브로 나를 찾아와 삶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철학자도 아니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

후회하고, 자신을 책망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내가 선택한 삶에 집중하고, 또 다른 선택을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넓고 깊은 시야를 가지자.


내 가슴이 더 뛰는 것을 선택하라.
언젠가 때가 되면, 선택하지 않은 것들이 찾아와 내 삶을 선택할 테니


내 삶의 큰 줄기가 나뉘었던 선택리스트

초등학교 때는 합창단을 포기하고 다른 길

중학교 때는 그림이 아닌 다른 길

대학교 때 제대 후엔 음악이 아닌 다른 길

중국교환학생 때 중국전국배낭여행 및 취업을 포기하고 귀국했던 것

30대 초반엔 개발자가 아닌 공무원의 길

5년 뒤 공무원이 아닌 다시 개발자의 길

스톡옵셥을 포기하고 해외취업을 도전하는 길

근데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음악, 그림, 여행이 이미 내 삶 그 자체가 되어 있다.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이 우리를 선택한다." - Jacques Lacan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가 선택하는 것으로 우리가 만들어진다." - David McNally

"당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선택이 당신을 만듭니다." - Roy T. Benn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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