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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에 작그마한 일본식당 소개

베트남 맛집을 소개합니다.

by 행복가진

며칠 전부터 돈부리가 간절히 생각나던 차에, 작은 일본 식당 하나가 눈에 띄었다.

홀린 듯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랏샤이마세" 하는 주방장님의 반가운 인사가 나를 맞았다.

식당 안은 요리하는 공간과 손님 테이블 사이의 경계가 긴 테이블 하나로 이어져 있었고, 소박하지만 정갈한 분위기가 ‘이곳이 바로 내 스타일’이라 속삭이는 듯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뒤적였다. 따뜻한 국물이 곁들여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돈부리 우동 세트를 주문했다.


잠시 후 나온 우동의 따뜻한 국물은 짜지 않고 담백하여 속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특히 우동 속에 들어 있는 미역의 부드러운 식감이 기억이 오래 남았다.

돈부리 위에 얹힌 돈가스는 계란으로 부드럽게 감싸져 있었음에도 튀김옷의 바삭함이 살아 있었고, 속에 있는 돼지고기는 적당히 잘 익어 씹을수록 쫀득한 식감을 느끼게 했다.

보통 돈부리는 짠맛이 강해 때로 거부감이 들기도 하는데, 이곳의 돈부리는 간이 적당하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나는 한 입 한 입 정성껏 씹으며 맛의 여운을 음미했다. 다만, 함께 나온 반찬으로 배추와 당근이 버무려진 작은 한 접시가 전부인 점은 조금 아쉬웠다.


정갈하고 소박한 식당 분위기가 식사를 마칠때까지 편안한 느낌을 주어서 좋았고,

다음번에는 이곳의 돈가스를 먹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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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을 마치고 문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후드득 쏟아지기 시작했다. 15분쯤 식당에 앉아 기다려보았지만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주인분은 비가 많이 오니 좀 더 앉아 있다 가라고 권했지만,

나는 결국 비를 맞으며 걷기로 했다. 이미 골목 입구는 빗물로 넘치고 있었고, 결국 신발은 물론 양말까지 흠뻑 젖어버렸다. 그럼에도 젖은 몸으로 걷는 길은 뜻밖에도 상쾌했다.


낯선 골목에서 우연히 만난 돈부리, 그리고 예기치 않게 비를 맞으며 걸었던 짧은 시간들은 어릴때 비를 맞으며 친구들이랑 놀았던 생각이 갑자기 떠오르게 했다.


https://maps.app.goo.gl/71rUCJ6YnFoVNgX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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