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딱서니 없는 개발자 드디어 한국을 떠나다
공항의 터미널에 도착해서 익숙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배낭 하나를 멘 채 그냥 떠도는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 엄마의 말이 떠오른다
"행복하면 그걸로 됐어."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두루치기정식을 주문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고, 고향 갈 때마다 엄마가 제일 먼저 해주시는 음식. 지금 글 쓰는 순간에도 군침이 넘어간다.
내 삶의 진짜 주인공이 나
비행기가 활주로를 떠나는 순간 내 삶의 새 페이지가 펼쳐지는 것을 느낀다
긴 여행이 될지도 모르는 시작. 가슴 깊은 곳에서 기대감이 올라왔다.
내 삶의 진짜 주인공이 나라는 걸 이제 증명할 시간이다.
떠나서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
필리핀에서 영어회화를 배우고, 몰타로 가려고 한다. 그곳에서 한 달을 머물면서 영어를 다시 한번 공부하고, 유럽여행을 떠나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일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보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 여행을 통해 이 세상이 그다지 넓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지방의 소도시에 살다가 서울에 처음 갔을 때 느꼈던 그 거대함은 오래 지나지 않아 사라졌고 해외여행을 짧게 다니면서 이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작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확인하고 싶었다.
어떻게?라고 묻는다면, 답을 할 수는 없다.
다니다 보면 어느 날 알게 될 거라고 믿는다
그걸 왜 확인하고 싶냐고?
그것에 대한 답은 다음으로 미루려고 한다....
엄청난 질문들이 쏟아질 것이고, 그것에 대한 답을 하기엔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고 생각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