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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 Jul 28. 2019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박지리 작가의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85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다. 그러나 한번 빠져들면 쉽게 그만두지 못해 새벽까지 책을 읽다 늦잠 자서 못 나온 사람, 2시에 다 읽었는데 잠이 오지 않아 5시까지 뜬 눈으로 지새운 사람들이 속출했다. 

우리 모임에서 '악'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영이 발제를 맡았다. 1년간 회장으로 수고하고, 회장으로서의 마지막 발제로 악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을 선정했다. 박지리 작가는 [합체]로 사계절 청소년문학상을 받고 화려하게 데뷔하여 재밌고 독특한 소설들을 써내다가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유작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더 이상 그녀의 새로운 소설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각자 어떻게 읽으셨나요?


 은 : 앞부분을 읽을 때는 악이 언제 나오나 궁금했고, 서서히 서사에 빠져들다가 혼동이 오기 시작했다. 마지막에 가서는 악의 기원이 누구냐를 두고 고민스러웠다. 새벽 2시에 다 읽었는데 여흥이 길어서 3시간 동안 뜬 눈으로 누워있었다. 아직도 진정이 안된 상태다. 이 소설을 읽어보니 회장님이 왜 그렇게 악악거렸는지 알 것 같았다. 나쁜 것과 악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광 : 세계관은 거대한데 캐릭터는 중2병이라 처음엔 정말 마음에 안들었다. 오글오글(특히 다윈이 루미 좋아하는 부분)해서 미칠 것 같았는데, 그 덕분에 마지막에 확 돌변할 때는 극적인 효과가 잘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세계관이 좀 더 촘촘하게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아 아쉽다. (영이 박지리 작가가 살아있었다면 1~9지구의 인물 중 하나를 선택해 스핀오프가 만들어질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아쉽다고 첨언했다.)

진 : 캐릭터의 속마음이 너무 구구절절해서 읽는 사람으로서는 상상의 여지가 없어서 아쉬웠다. 지금의 분량에서 좀 쳐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이 : 섬북동 모임이 아니었다면 절대 읽지 않았을 장르다. 평소에 안 읽는 장르인데 이렇게 끝까지 읽게 됐다. 웰메이드라고 생각되지는 않으며, 가끔은 인터넷 소설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어디 먼저 연재했다가 책으로 냈나 싶었다. (그건 아님) 아빠가 범인이겠군, 혹은 마지막엔 루미와 레오 중 하나는 죽이겠군 같은 것들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덜 읽은 포가 "스포일러 하지 말라!"며 괴로워했다.)

정 : 교사인 동생이 추천해서 읽게 되었고, 이미 구구절절하고 군더더기가 많다는 얘기를 듣고 읽어서 그런지 별로 그렇게 못 느꼈다. 이 두꺼운 책을 이틀만엔가 읽었고, 다 읽은 다음에 쉽게 잠들 수 없었다. 나중에 동생과 뮤지컬도 함께 봤다.

영 : 이 소설을 읽고 이번주에 박지리 작가의 [번외] [맨홀] [합체] 3권을 더 읽었다. [번외]도 좋았다. 요즘 TV드라마 [미스터 기간제]가 비슷한 느낌이다. 이 작가는 분명 부모에게서 학대 받았고, 뭔가 그런 경험들이 있다고 느껴진다.

포 : 아직 100여 페이지 밖에 못읽었지만 아버지가 범인인 건 예상된다. 넷플릭스의 스페인 드라마 [엘리트들]이라고 있는데, 이 책과 비슷한 분위기(세계관)다.


악의 기원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은 : 죽은 제이. 그가 쓴 '척결'이라는 말이, 영화 [기생충]의 '냄새' 같은 방아쇠 역할을 했다.

광 : 학습된 사랑.

진 : 완전무결한 상태.

이 : 열등감과 우월의식.

정 : 우월의식.

영 : 우월감과 안도감의 한끝차.


여기 나오는 인물 중 가장 싫은 인물은?

루미파 : 영, 정

제이파 : 은, 이

 

자신이 절대 짓고 싶지 않은 죄는?

이 : 상대의 절박함을 이용하는 죄. 예를 들어 말기암 환자에게 사기치거나 여친 부모 앞에서 여친을 죽인다든가.

광 : 자기 욕망 때문에 약자를 괴롭히는 죄. 그런 죄의 최고봉이 전범이라고 생각한다.

포 : 나는 죄를 짓지 않아. (야유받고) 불사(죽지 않음)가 죄가 아닐까.

은 : 자기를 죽이든 남을 죽이든 죽이는 것. 다른 모든 죄는 돌이킬 수 있지만 목숨은 되돌릴 수 없으므로.

진 : 유희로 학대하는 것. 그러면서도 자신의 죄에 무지한 것.

영 : 유희로 학대하는 것. 알면서도 그러는 것.

만약 이 작품을 드라마로 만든다면 누굴 캐스팅하고 싶나요?


다윈 후보 : 박보검, 최우식, 유승호 / 박보검 승!

레오 후보 : 최우식, 여진구

루미 후보 : 이세영, 박소담, 김보라 / 이세영 승!

니스 후보 : 엄기준, 지진희

제이 후보 : 유승호 

버즈 후보 : 이종혁

조이 후보 : 이규형, 이규한 / 이규형 승!

러너 후보 : 천호진, 김갑수

[다윈 영의 악의 기원]으로 그려본 마인드맵.

회장이 바뀌면서, 한줄평은 마인드맵으로 바뀌었다.

오늘 우리가 했던 이야기,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자유롭게 적어보았다. '분량이 악랄하다' '여성을 싫어하는 여자작가' '루미 이세영 캐스팅 확정' 등이 눈에 띈다. 

회장님이 이름이 중간에 있는 이유는 그녀가 언제나 '악'의 문제에 천착했기 때문에 '악'만 들어가면 자동, 그녀가 생각나기 때문이다. ㅎㅎㅎ

시간 : 2019년 7월 27일 11시

장소 : 일월일일 (종로구 혜화동)

참석인원 : 7명(영, 정, 포, 광, 은, 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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