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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 Dec 06. 2019

한국 괴물 백과

한국 괴물 백과는 SF작가 곽재식이 11년 동안 자기 창작의 자료로 찾아놓았던 한국 고문헌에 나온 괴물들을 ㄱㄴㄷㄹ순서대로 그야말로 백과사전식으로 모아놓은 책이다. 모든 괴물에는 일러스트가 딸려있는데 이강훈이 그렸다. 총 282마리가 나온다고 한다. 뒷편에는 삼국유사만 따로 모아놓은 섹션도 있다. 그 괴물이 목격된 장소와 문헌이 적혀 있고, 괴물에 대한 설명 아래에는 어떤 식으로 상상해볼 수 있을 거라는 식의 가이드라인도 적혀 있다.

텀블벅 펀딩을 통해 최초로 소개되었고, 지금은 인터넷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1. 책을 읽은 전반적인 느낌

 _ 나에게 한국 괴물 백과는 잠이라는 괴물과의 사투를 벌여야 했던 책이다. ㅋㅋ 그래도 이겨내고 끝까지 읽었다.

_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고 그림을 보고 궁금한 것만 읽었다. 지은이가 괴물마다 "이런 것을 상상해 볼 수 있다"하고 가이드라인을 써놨는데, 싫었다. 나의 상상을 니가 가이드하지 말라고!!

 _ 친구 추천으로 이 책을 발제하게 되었는데,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고 해서 우리 모임에는 창작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재밌었고, 우리나라에 괴물이 이렇게 많았구나 알게 되었다. 지은이가 11년 동안 자료를 모아 이렇게 책으로 펴낸 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_ 꾸역꾸역 읽었지만 재밌었다. 사전 형식이라 초반에는 되게 읽기 힘들었는데, 뒤로 갈수록 앞서 읽은 것들이 쌓여서 덜 힘들어졌고 재밌었다. 나도 역시 지은이가 사족 붙인 건 싫었지만 그 덕분에 아이디어가 생각나기도 했다.

 _ 텀블벅에서 펀딩할 때 놓치고 이번에 읽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사야겠다. ㅎㅎ 드라마 <호텔 델루나> 생각이 많이 났다. 마고할미라든가. 경주에서 괴물을 봤다는 목격담이 유독 많은데 왜 그럴까 궁금했다. (경주 출신 정 _ 삼국유사 등의 설화가 기록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대답)

_ "이런 것을 상상해볼 수 있다"는 동어반복이었다. 생각보다는 빨리 읽혔고, 2쇄인데도 오타가 수정되지 않은 게 많더라.

 _ 이 책은 그림이 다 했다고 본다. 글은 비문이 많고, 가이드라인 부분 굉장히 짜증스러웠다. 또 원전설화에서 괴물 부분 이야기만 뽑아 구성했는데, 원전설화를 알 때는 그런 식으로 가려뽑은 내용이 얼마나 엉성한지 보여서 괴로웠다. (예를 들면 부석사 용머리 달린 부석 같은 거)

 _ 나도 은처럼 그림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괴물이 나오면 읽었다. 이 책을 보면서 한자에 대해서 새로이 느끼게 되었다. 뜻풀이 해놓은 거랑 한자를 보면서 같은 동물이라도 다른 한자(이를테면 개는 어떨 땐 구, 어떨 땐 견)를 쓴다든가 재밌는 부분이 많아서 흥미로웠다. 그림이 좋았는데, 기록에 나오는 것처럼 보라색 같은 걸 보고 싶은데, 2도 인쇄라서 안타까웠다. 

2. 기억에 남는 괴물

 _ 백갑신병 흑갑신병 (이렇게 작은 병사 만들어서 대신 싸우거나 일하게 하면 재밌겠다)

        영춘남굴 (이런 다른 세계가 있다면 ...)

 _ 각종 좀비 (한국에도 시체가 살아나는 좀비가 있구나.<킹덤>이 조선판이 맞았어)

        장구당로 (커다란 입이 길을 채우는 것도, 거기에 푸른 옷 입은 이가 따라다니는 것도 신기)

 _ 명주단원(부자되는 구슬,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 죽통미녀 (엄지공주 같아서)

_ 기남삼인 (둘째가 미남인 게 마음에 든다. 둘리의 꼴뚜기 왕자 같다. 영화로 만들면 재밌겠다)

 _ 비형랑, 길달 등 삼국유사에 나온 괴물들 (이야기가 있어 마음에 든다. 귀신과 정을 통한다거나 동물과 자서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보면 신라시대가 훨씬 오픈마인드였을지도)

_ 계룡 (박혁거세의 부인인데 우리 조상(밀양 박씨)에 대해 알게 됨) / 여인국 (그냥 좋음)

 _ 복중능언 (몸 안에 뭔가 살고 있다는 게 인상적)

 _ 망량 (거울에 비춘다니까 자꾸 생각난다)


3. 실제 있을 법한 괴물

백호, 백록 등은 있었다는 기록도 있고, 실제로 있다. 쥐나 물고기 종류도 우리가 땅 밑을 모르고, 심해에 안가봐서 모르는 거지 어쩐지 있을 것 같다. 티벳의 뿔달린 할머니를 보면 뿔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은 이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거라 꿈자리 사나울까봐 잠자기 전에는 안 읽었다고. 

4. 자신이 상상해본 괴물 나누기

아플 때 자면 악몽을 꾸는데, 그게 사람마다 약간씩 달라서 재밌었다. (아래는 아플 때 꾸는 꿈)

옥, 이 _ 계단이 꺼지는 꿈.

_ 방의 사방이 무한대로 넓어지는 꿈.

 _ 손이 무한대로 붓는 꿈.


그 외의 상상 속 괴물들 

 _ 농한기에 볏짚 말아놓은 하얀 것이 마시멜로 같아 큰 젓가락이나 손이 떠먹는다면?

 _ 맑은 날, 하늘에서 큰 눈이 끔뻑하면서 떠질 것 같다.

 _ 휘영청 밝은 달은 하늘의 구멍 같다. 거기서 구멍 안에 살고 있는 우리를 내려다보는 것 같다.

 _ 도봉산 야간산행할 때 누가 따라오는 것 같아 혼자 말을 걸었다. 머리 감을 때 "저리가"도 한다.

 _ 3호선을 타고 가다보면 압구정과 신사역 사이는 유난히 길어서 그 아래 땅에 뭔가 기지가 있을 것 같다. 외계인이든 현대아파트 주민을 위한 기지든. (그걸로 단편소설을 쓰기도 했음)

 _ 범죄자의 머리에 천사의 반영처럼 링이 나타나면 좋겠다.


5.  요즘 괴물 중 후대에 이 책에 실릴만한 괴물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변형된 꽃이나 식물 / 홍콩할매귀신 / 알파고 / 빨간 마스크


6. 내가 만들고 싶은 백과사전이 있다면?

 _ 음식 맛 사전 / 배우 사전

 _ 드라마, 만화, 영화 속의 요리 레시피 백과 / 실패사례 백과

        스포 백과 (반전만 모아놓는데, 반전지수를 표시하고, 반전은 안보이게 편집해서 출간) 

 _ 사업 아이템 사전 / 돈버는 방법 백과

 _ 자동차 사전 / 신들의 백과 / 불교 신 사전 / 캐릭터 사전

시간 _ 2019년 11월 30일(토) AM11시

장소 _ 북쎄즈

참석자 _ 이, 은, 포, 옥, 영, 정, 현, 우, 달 (9명)

발제책 _ 한국 괴물 백과 (곽재식 글 / 이강훈 그림 / 워크룸)


한국 괴물 백과에 대한 우리의 마인드 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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