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괴물 백과는 SF작가 곽재식이 11년 동안 자기 창작의 자료로 찾아놓았던 한국 고문헌에 나온 괴물들을 ㄱㄴㄷㄹ순서대로 그야말로 백과사전식으로 모아놓은 책이다. 모든 괴물에는 일러스트가 딸려있는데 이강훈이 그렸다. 총 282마리가 나온다고 한다. 뒷편에는 삼국유사만 따로 모아놓은 섹션도 있다. 그 괴물이 목격된 장소와 문헌이 적혀 있고, 괴물에 대한 설명 아래에는 어떤 식으로 상상해볼 수 있을 거라는 식의 가이드라인도 적혀 있다.
텀블벅 펀딩을 통해 최초로 소개되었고, 지금은 인터넷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1. 책을 읽은 전반적인 느낌
우 _ 나에게 한국 괴물 백과는 잠이라는 괴물과의 사투를 벌여야 했던 책이다. ㅋㅋ 그래도 이겨내고 끝까지 읽었다.
은 _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지 않고 그림을 보고 궁금한 것만 읽었다. 지은이가 괴물마다 "이런 것을 상상해 볼 수 있다"하고 가이드라인을 써놨는데, 싫었다. 나의 상상을 니가 가이드하지 말라고!!
이 _ 친구 추천으로 이 책을 발제하게 되었는데,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고 해서 우리 모임에는 창작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재밌었고, 우리나라에 괴물이 이렇게 많았구나 알게 되었다. 지은이가 11년 동안 자료를 모아 이렇게 책으로 펴낸 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옥 _ 꾸역꾸역 읽었지만 재밌었다. 사전 형식이라 초반에는 되게 읽기 힘들었는데, 뒤로 갈수록 앞서 읽은 것들이 쌓여서 덜 힘들어졌고 재밌었다. 나도 역시 지은이가 사족 붙인 건 싫었지만 그 덕분에 아이디어가 생각나기도 했다.
현 _ 텀블벅에서 펀딩할 때 놓치고 이번에 읽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사야겠다. ㅎㅎ 드라마 <호텔 델루나> 생각이 많이 났다. 마고할미라든가. 경주에서 괴물을 봤다는 목격담이 유독 많은데 왜 그럴까 궁금했다. (경주 출신 정 _ 삼국유사 등의 설화가 기록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대답)
포 _ "이런 것을 상상해볼 수 있다"는 동어반복이었다. 생각보다는 빨리 읽혔고, 2쇄인데도 오타가 수정되지 않은 게 많더라.
정 _ 이 책은 그림이 다 했다고 본다. 글은 비문이 많고, 가이드라인 부분 굉장히 짜증스러웠다. 또 원전설화에서 괴물 부분 이야기만 뽑아 구성했는데, 원전설화를 알 때는 그런 식으로 가려뽑은 내용이 얼마나 엉성한지 보여서 괴로웠다. (예를 들면 부석사 용머리 달린 부석 같은 거)
영 _ 나도 은처럼 그림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괴물이 나오면 읽었다. 이 책을 보면서 한자에 대해서 새로이 느끼게 되었다. 뜻풀이 해놓은 거랑 한자를 보면서 같은 동물이라도 다른 한자(이를테면 개는 어떨 땐 구, 어떨 땐 견)를 쓴다든가 재밌는 부분이 많아서 흥미로웠다. 그림이 좋았는데, 기록에 나오는 것처럼 보라색 같은 걸 보고 싶은데, 2도 인쇄라서 안타까웠다.
2. 기억에 남는 괴물
우 _ 백갑신병 흑갑신병 (이렇게 작은 병사 만들어서 대신 싸우거나 일하게 하면 재밌겠다)
영춘남굴 (이런 다른 세계가 있다면 ...)
정 _ 각종 좀비 (한국에도 시체가 살아나는 좀비가 있구나.<킹덤>이 조선판이 맞았어)
장구당로 (커다란 입이 길을 채우는 것도, 거기에 푸른 옷 입은 이가 따라다니는 것도 신기)
은 _ 명주단원(부자되는 구슬,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 죽통미녀 (엄지공주 같아서)
이 _ 기남삼인 (둘째가 미남인 게 마음에 든다. 둘리의 꼴뚜기 왕자 같다. 영화로 만들면 재밌겠다)
옥 _ 비형랑, 길달 등 삼국유사에 나온 괴물들 (이야기가 있어 마음에 든다. 귀신과 정을 통한다거나 동물과 자서 아이를 낳았다는 이야기를 보면 신라시대가 훨씬 오픈마인드였을지도)
포 _ 계룡 (박혁거세의 부인인데 우리 조상(밀양 박씨)에 대해 알게 됨) / 여인국 (그냥 좋음)
현 _ 복중능언 (몸 안에 뭔가 살고 있다는 게 인상적)
달 _ 망량 (거울에 비춘다니까 자꾸 생각난다)
3. 실제 있을 법한 괴물
백호, 백록 등은 있었다는 기록도 있고, 실제로 있다. 쥐나 물고기 종류도 우리가 땅 밑을 모르고, 심해에 안가봐서 모르는 거지 어쩐지 있을 것 같다. 티벳의 뿔달린 할머니를 보면 뿔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영은 이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거라 꿈자리 사나울까봐 잠자기 전에는 안 읽었다고.
4. 자신이 상상해본 괴물 나누기
아플 때 자면 악몽을 꾸는데, 그게 사람마다 약간씩 달라서 재밌었다. (아래는 아플 때 꾸는 꿈)
옥, 이 _ 계단이 꺼지는 꿈.
정 _ 방의 사방이 무한대로 넓어지는 꿈.
영 _ 손이 무한대로 붓는 꿈.
그 외의 상상 속 괴물들
은 _ 농한기에 볏짚 말아놓은 하얀 것이 마시멜로 같아 큰 젓가락이나 손이 떠먹는다면?
포 _ 맑은 날, 하늘에서 큰 눈이 끔뻑하면서 떠질 것 같다.
영 _ 휘영청 밝은 달은 하늘의 구멍 같다. 거기서 구멍 안에 살고 있는 우리를 내려다보는 것 같다.
우 _ 도봉산 야간산행할 때 누가 따라오는 것 같아 혼자 말을 걸었다. 머리 감을 때 "저리가"도 한다.
현 _ 3호선을 타고 가다보면 압구정과 신사역 사이는 유난히 길어서 그 아래 땅에 뭔가 기지가 있을 것 같다. 외계인이든 현대아파트 주민을 위한 기지든. (그걸로 단편소설을 쓰기도 했음)
은 _ 범죄자의 머리에 천사의 반영처럼 링이 나타나면 좋겠다.
5. 요즘 괴물 중 후대에 이 책에 실릴만한 괴물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변형된 꽃이나 식물 / 홍콩할매귀신 / 알파고 / 빨간 마스크
6. 내가 만들고 싶은 백과사전이 있다면?
은 _ 음식 맛 사전 / 배우 사전
달 _ 드라마, 만화, 영화 속의 요리 레시피 백과 / 실패사례 백과
스포 백과 (반전만 모아놓는데, 반전지수를 표시하고, 반전은 안보이게 편집해서 출간)
우 _ 사업 아이템 사전 / 돈버는 방법 백과
포 _ 자동차 사전 / 신들의 백과 / 불교 신 사전 / 캐릭터 사전
시간 _ 2019년 11월 30일(토) AM11시
장소 _ 북쎄즈
참석자 _ 이, 은, 포, 옥, 영, 정, 현, 우, 달 (9명)
발제책 _ 한국 괴물 백과 (곽재식 글 / 이강훈 그림 / 워크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