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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리퍼 Mar 19. 2023

'OH!PQR' 단역을 주연으로 만든 행궁동 이야기

행궁동 로컬크리에이터 천인우 실장을 만나다.

"저희 또 왔습니다" 

"식사는 하셨어요?"

"아 네네, 저희가 좀 일찍 와서 OH! PQR이 아직 문을 안 열어서... 앞에 수제버거 집에서... " (주절주절) 

"맛은 어떠셨어요? 저기가 그제 생겨서..."



행궁동을 알리기 위해 천인우 실장님을 만나 뵙게 된 건 횟수로만 3번째였다. 앞 내용만 본다면 '아 수제버거 가게 사장님이구나' 라고 느낄 수 있지만, 천실장님은 행궁동의 수제버거 가게 사장님 (OH!PQR)이자 디자인 스튜디오 (PQR)을 운영하고 있는 분이다. (@SAKEDOOROBOU 까지 운영 하시고 있는)


예전부터 '로컬크리에이터 분들과 콘텐츠를 한번 만들어봐야지' 했는데 이렇게 행궁동을 우리가 알아가면서, 천실장님을 만나게 되고 행궁동에서의 스토리를 알아 가기 위해 만나 뵈었다. 


의미 있고 대화가 즐거웠던 그 스토리를 한번 소개할게요.




단역 배우 같았던 서울에서의 생활



"저는 고향이 원래 수원인데, 25살 이후 계속해서 서울에서 생활을 했어요" 


"디자인 일을 서울에서 시작했는데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늘 짜여진 각본에 대사 몇 마디 없는 단역 같은 생활을 했어요. 저의 존재는 항상 드러나지 않은 조력자 역할이었어요. 저의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채택이 되는데 저라는 존재가 아예 묻히는 거죠. 그래도 좋았어요 제가 한 작업이 실제 제품이나 결과물로 나오면 저 혼자 행복하고 뜻깊었죠" 


"하지만 이런 과정들이 계속되니 '이들한테 과연 나는 어떤 파트너일까?'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도구인가' 라는 생각이 계속 들게 되고,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를 매번 하는데 누군가는 돈을 벌고, 누군가는 이용만 당하는 이 구조에 많이 허탈함을 느껴 결혼과 동시에 사람이 싫어 서울에서 '도피하자' '숨어 지내자' 라는 결정을 내렸죠."




행궁동에는 어떻게 오게 되신 거에요?



"원래 행궁동이라는 지명이 없었어요. 남창동, 북수동 등응 이런 여러 곳들을 묶어서 행궁동으로 바뀌게 되었죠"


"어머니가 수원에서 가게를 하시고, 아버지는 사진 스튜디오를 작게 하고 계셨어요. 학교 끝나고 가게로 가서 도와드리기도 했고 그러면서 여기서 자라고 살았다 보니 행궁동이라는 곳이 정말 친숙하고 고향인 곳이어서 너무 자연스럽게 오게 됐어요"


"서울에서의 힘든 경험으로 꿈이 없었고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도 생각이 없었어요. 이모티콘도 만들어보고 여러 일을 하던 중 서울에서 알게 된 경기 상상 캠퍼스 담당자들과 연락이 닿으며 디자인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죠. 그때 당시에 지금 행궁동에 공방이나 독립책방 소소한 카페들이 있었거든요."





행궁동 동네의 매력이 궁금하네요



"행궁동은 다양한 개성이 넘치는 로컬식당, 소품샵, 크리에이터들의 스튜디오가 있는 매력 넘치는 동네에요"


"하지만 지금의 행궁동은 빠르게 변하고 확장되는게 아쉬워요. 오래전부터 주민이자 가게를 하시는 분들이 점점 이주를 하고 있고, 새로운 가게들이 한 달 사이에도 여러 개가 생기고 있어요. 소통을 하기 위해 찾아가면 사장님은 안 보이거나 지방에 계시거나 하는 부분들이 있어 많이 아쉬워요."


"개인적으로 소통과 특유의 느린 템포의 예전 행궁동이 그립긴 하네요."





행궁동 OH!PQR 너무 궁금해요



"행궁동에서 처음은 디자인 스튜디오 (PQR)를 운영했어요"


"그러다 저는 먹고 마시는 걸 좋아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어보기 위해 OH!PQR을 만들게 되었어요.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판매를 하는게 목적이 아니라, 재미있는 파티와 많은 크리에이터들과 소통을 하자라는 DNA를 중심으로 가게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테이블을 줄이고 저희가 만든 굿즈를 굿즈 숍의 공간을 넣었죠. 저는 이 공간이 수제 버거 식당을 운영 하는게 아니라 만든 음식, 음악, 굿즈, 인테리어 등 PQR의 콘텐츠를 보여준다고 생각했어요. 수원에서 수제버거 집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재미있는 공간이라는 부분이 오히려 더 좋더라고요." 


"그래서 이 공간에서 행궁동의 바이브를 알리기 위해 주민과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문화를 만드는 파티를 했었어요"





앞으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세요?



"행궁동을 지키는 히어로가 되고 싶진 않아요. 행궁동은 저에게 친숙한 곳이고 고향이에요."


"다만, 저희 공간과 디자인 스튜디오가 다음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정체성을 더 확고히 하고 싶고, 더 중요 한 건 앞으로의 맞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에 더 의의를 둘 거예요. 그리고 때에 맞춰서 사람들이 모이는 파티나 행사를 소소히 진행할거예요. 제가 전문적으로 행사를 해야지 이런게 아니라 예전처럼 대화하고 소통하고 크리에이터들이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싶어요"


ⓒ PQR




OH!PQR과 같은 행궁동 스팟좀 알려주세요



"행궁동에는 자기만의 DNA가 뚜렷한 공간들이 있어요."


"롱플레이어라는 가게를 처음으로 추천드려요. 홀리워터스라는 작은 바도 함께 운영하시는 사장님의 공간인데 두 곳 다 8090감성을 그대로 끌고 온 곳인데, 어설프지 않고 진짜로 연출하는 능력이 좋은 곳이에요. 손님이 한 마디 물어보면 10분 이상 설명하는 사장님을 보면 이 공간을 정말 사랑하시구나 하는 곳이에요" 


ⓒ 롱플레이어


·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886번길 12

 · 시간 : 10:00 - 22:00 (월요일 정기휴무) 

 · 문의 : 0507-1309-8325

· 스마트스토어 (클릭)



"두 번째는 연밀이라는 만두 파는 곳이 있어요. 부부가 운영하시는데 항상 불만 많으세요. '부추가 하도 비싸서 많이 못 넣었어요' '오징어가 너무 작아가지고 사이다 하나 드려요" 등 본인들이 생각하시는 만족도에 못 미쳐서 내는 불만이거든요. 이런 진심이 통하다 보니 이제는 줄 서서 먹는 유명한 곳이 되었죠. 이런 공간에 줄 서 있으면 너무 기분이 좋아요. 진짜를 알아보시는구나" 


ⓒ 네이버 장소 이미지


·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8번길 10

 · 시간 : 11:30 - 21:00 (화,수 정기휴무. 브레이크 타임 15:30-16:30) 

 · 문의 : 031-242-4990



"마지막은 스트릿패션으로 굉장히 야망이 크신 디드에요. 수원에 편집숍들이 많은데 이 중에서 수원 로컬을 대표하는 스트릿 패션에서 최강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곳이에요."


ⓒ 디드 인스타그램


 · 주소 :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72번길 12 

 · 시간 : 13:30-18:00 (수요일 정기휴무. 주말 13:00 오픈) 

 · 문의 : 0507-1305-4077 

 · 인스타그램 (클릭)




'요즘 여행'을 소개하는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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