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국 여행자가 들려주는 마법 같은 배낭여행 이야기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워요
매년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을 만큼 여행은 쉬워졌지만 세계여행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유럽과 아시아는 물론, 남미와 아프리카까지. 지구 곳곳을 여행하고 싶은 마음은 모두의 소원이지 않을까요.
돈과 시간이 아닌 어쩌면 용기가 필요할 지금. 배낭 하나만 들고 50개가 넘는 나라로 떠난 여행자, 조원일 님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세계 50여 개국을 누빈 열정적인 여행가입니다.
아프리카의 광활한 사바나부터 남미의 신비로운 안데스 산맥, 유럽의 고풍스러운 거리, 인도의 활기 넘치는 시장까지, 세계 곳곳을 배낭을 메고 여행했죠.
하지만 놀랍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웅장한 피라미드나 마추픽추가 아닌, 여행 중 만난 사람들과의 특별한 순간들이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은 결국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철학을 품고 여행 커뮤니티 플랫폼, 트립소다를 설립했습니다. 여행가에서 여행 전도사로, 특별한 순간을 전하고 있습니다.
여행의 묘미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오는 법이죠.
제게는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가 그랬습니다. 지금은 정세 때문에 가기 힘들어져 더욱 그리운 곳이에요. 황금빛으로 빛나는 겨울 궁전, 웅장한 에르미타주 박물관, 신비로운 분위기의 성 이삭 대성당. 마치 동화 속을 걸어 다니는 듯했죠.
특히 새벽녘, 네바 강가를 걸으며 본 도시의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피어오르는 입김, 멀리서 들려오는 교회의 종소리, 그리고 서서히 밝아오는 하늘. 그 순간의 고요함과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나미비아는 제 인생에서 가장 장대한 풍경을 선사한 곳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과 밤하늘의 은하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사막에서의 캠핑은 특히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죠. 일본인 친구들과 밤새 모닥불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 곁으로 다가온 여우와 교감했던 그 순간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핀란드의 헬싱키 또한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좀 다르죠. 처음엔 실망스러웠어요. 유명한 도시라 기대가 컸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볼거리가 적고 물가는 비싸고. 게다가 한겨울이라 해가 빨리 지는 탓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죠.
하지만 '지루함' 속에서 오히려 특별한 경험을 했어요.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동행들과 함께 시내 곳곳을 누비며 숨겨진 매력을 찾아다녔죠. 밤에는 술파는 곳도 문을 닫아 주스를 마시며 밤을 새우기도 했어요. 그때의 대화와 웃음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여행의 즐거움은 꼭 화려한 관광지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마지막으로, 세계 최남단 도시 우수아이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은 지금도 제 가슴속에 따뜻하게 남아있습니다. 여름을 피해 유럽에서 온 스키 강사들과 함께 현지식 썰매를 타고, 펭귄을 구경하고, 아르헨티나 와인을 마시며 밤을 지새웠던 그 시간들.
최남단이라는 그 매력적인 단어가 주는 설렘과 함께, 우수아이아의 추억은 제 여행 일지에서 가장 빛나는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나라가 아닌 한 장면을 고르자면, 인도 타지마할에서의 순간을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밤새 기차를 타고 도착한 아그라. 피곤함도 잊은 채 서둘러 타지마할로 향했죠. 입구에 도착하자 차가운 새벽 공기가 온몸을 감쌌어요. 그리고 드디어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숨이 멎는 듯했습니다.
희뿌연 안갯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타지마할. 순백의 대리석이 점점 선명해지면서 그 위엄과 아름다움이 온전히 펼쳐졌죠. 함께 간 동행과 함께 말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았어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어요. 그저 그 순간,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태양이 떠오르면서 타지마할의 색깔이 변해가는 모습은 마치 살아있는 예술 작품 같았어요.
이 순간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2개월간의 인도 여행 중 가장 힘들고 지쳤을 때 찾아온 순간이었기 때문이에요. 고단했던 여정의 끝에서 만난 압도적인 아름다움은 모든 고생을 보상받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타지마할을 바라보며 저는 생각했어요. '아, 이런 순간을 위해 우리는 여행하는구나.' 그 순간의 감동과 깨달음은 지금도 제 가슴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배낭여행의 매력은 바로 '예측불가능성'입니다.
호텔과 관광버스로 빼곡히 채워진 패키지여행과는 달리, 배낭여행은 매 순간이 새로운 모험이에요.
예를 들어, 버스를 타려다 우연히 만난 현지인의 권유로 전혀 계획에 없던 마을로 향하게 될 수도 있어요. 그곳에서 평생 잊지 못할 축제를 경험할 수도 있고, 아니면 조용한 시골 마을의 일상을 느낄 수도 있죠. 어쩌면 그 마을에서 만난 현지 식당 할머니의 손맛 가득한 요리가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될지도 모릅니다.
또 다른 매력은 '만남'입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고 해서 외롭지 않아요.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다른 나라 여행자와 함께 여행을 떠날 수도 있고, 길을 걷다 우연히 만난 현지인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도 있죠. 이런 만남들이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배낭여행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기도 해요.
낯선 환경에서 혼자 결정을 내리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더 강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넓어지죠.
결국 배낭여행의 진정한 매력은 '자유'입니다. 정해진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그때그때의 상황과 마음에 따라 여행을 만들어갈 수 있는 자유. 이 자유로움이 우리를 설레게 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여행을 꿈꾸게 만드는 것 같아요.
물론이죠. 여행이 늘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 때로는 힘들고 위험천만한 순간도 있었죠.
특히 아프리카 여행 중 잠비아에서 짐바브웨로 가는 길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모험'이었어요. 현지 교통수단인 작은 밴을 타고 가는데, 맨 뒷자리에 현지인들 사이에 꽉 끼어 앉아 하루 종일 이동해야 했어요. 도로 사정도 좋지 않아 덜컹거리는 게 정말 고통스러웠죠. 게다가 현지인 외의 유일한 외국인이라 모든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어요. 한밤중에 차가 갑자기 구덩이에 빠져버린 거예요. 주변은 온통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고, 우리는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아프리카의 오지에 고립된 거죠. 그땐 정말 '이러다 야생동물에게 잡아먹혀 죽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희망은 있었어요. 차에 같이 탔던 현지인들과 함께 힘을 모아 차를 밀었죠.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힘을 냈어요. 결국 몇 시간의 사투 끝에 차를 구덩이에서 빼내지는 못했지만.. 새벽에 현지인이 부른 친구 차를 타고 무사히 국경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배낭여행은 항상 편하고 즐겁지많은 않습니다. 때로는 고생도 하고,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런 경험들이 오히려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줍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 극복해 내는 순간들. 그 순간들이 모여 진정한 '여행'이 되는 것 같아요.
그 설렘과 두근거림을 처음 느끼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먼저, 말레이시아 반도를 따라 이어지는 황금빛 여정은 어떠신가요? 페낭에서 시작해 쿠알라룸푸르, 말라카, 조호바루를 거쳐 싱가포르까지. 이 루트는 마치 동남아의 보물 상자를 열어보는 듯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페낭의 조지타운에서는 거리 곳곳에 숨어있는 아기자기한 벽화를 찾아다니는 재미에 푹 빠질 거예요.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찬란한 불빛으로 빛나는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를 배경으로 야경을 감상하며 멋진 밤을 보내보세요. 말라카에서는 오래된 골목길을 따라 걸으며 역사의 숨결을 느껴보고, 마지막으로 싱가포르에 도착하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멋진 도심을 내려다보며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답니다.
또 다른 추천지는 독일의 로맨틱 가도입니다. 이름부터가 얼마나 설레는지! 뷔르츠부르크에서 퓌센까지 이어지는 350km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동화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질 거예요.
특히 로텐부르크는 '로맨틱 가도의 보석'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곳이에요.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이 마을에서는 연중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케테 볼파르트 상점에 들러보세요. 현지 특산물인 달콤한 과자 '슈니발렌'도 꼭 맛보시길 바랍니다.
여정의 끝자락, 퓌센에서는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만나볼 수 있어요. 마리엔 다리에서 바라보는 성의 전경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초등학생 시절 종이모형으로 만들어보았던 그 성이 눈앞에 펼쳐질 때의 감동,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아기자기한 여행을 좋아하신다면 에스토니아의 탈린을 추천하고 싶어요. 이곳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이에요. 구시가지의 돌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동화 속으로 더욱 빠져들고 싶다면 '올데 한자'라는 중세 테마 레스토랑에 방문해 보세요.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중세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이 들 거예요. 촛불만이 켜진 어두운 실내, 중세 복장을 한 직원들, 그리고 옛날 방식으로 만든 음식과 음료까지. 꿀맥주 한 잔을 마시며 중세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죠.
또 다른 추천지는 덴마크의 코펜하겐입니다. 북유럽 특유의 세련됨과 아기자기함이 공존하는 이 도시는, 여성 여행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뉘하운 지구는 꼭 들러보세요.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운하를 따라 늘어선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요.
인어공주 동상은 생각보다 작아서 실망할 수 있어요. 대신 티볼리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북유럽 최고의 놀이공원에서 동심으로 돌아가 보는 거죠. 밤에는 수많은 조명으로 반짝이는 공원의 모습이 특히 아름답답니다.
먼저, 맛집 찾기! 일단 관광객 입장에서 작성된 네이버 블로거의 여행지 맛집글은 피하시는 게 좋아요. 대신 구글 맵을 열고 현지 음식 이름을 검색해 보세요. 리뷰 많고 별점 높은 곳 중에서 현지어로 된 리뷰를 번역해 읽어보세요. 이게 바로 진짜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맛집을 찾는 비법이랍니다.
그리고 현지에서 투어나 티켓을 살 때는 조금 머리를 굴려보세요. "여기 자주 와요", "여기서 만난 다른 한국인 친구들한테도 추천해 줄게요."라는 말 한마디로 가격을 훨씬 낮출 수 있어요. 여행 초보인 척하지 말고, 프로 여행자처럼 당당하게 협상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여행지의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화려한 액세서리나 노출이 심한 옷은 잠시 접어두고, 현지인처럼 옷을 입어보세요. 이렇게 하면 불필요한 관심도 피하고, 더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답니다.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사람들은 더 친절합니다.
여행은 단순히 장소를 보는 게 아니라,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여정이에요. 처음에는 모든 게 낯설고 두렵겠지만, 그 두려움을 극복할 때 느끼는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거예요.
기억하세요.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목적지가 아닌 그 과정에 있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배낭을 메세요. 여러분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갈 시간입니다. 세상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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