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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자 삼층 석탑과 희로애락

2024년 7월 30일 구례화엄사

by 경희

각황전 옆으로 사람들이 오고 가기에 가보니 돌계단이 있다.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겠다 싶어서 더위를 뚫고 호기롭게 올라가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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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 눈에 들어오는데

네 마리의 동물로 된 기둥 중앙에 사람이 있고, 맞은편 석등 아래에 있는 사람과 마주 보고 있다.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지 몹시 궁금해진다.


안내판은 탑 주변에 있지 않고 조금 떨어진 계단이 있는 곳에 있다.

탑이 주변과 어우러지는데 방해가 되니 거리를 두고 세운게 아닐까 싶다.


네 마리의 사자는 입을 벌린 정도에 따라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입을 가장 크게 벌린 사자는 어떤 감정일까.

박장대소하며 입을 크게 벌리니까 '희(喜)'일까. 노발대발하며 입을 크게 벌리니까 '노(怒)'일까.

대성통곡하며 입을 크게 벌리니까 '애(哀)'일까. 희희낙락하며 입을 크게 벌리니까 '락(樂)'일까.

도무지 모르겠다.

탑돌이를 하며 혼자 시름하다가 몇 걸음 물러나와 아래를 내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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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희로애락이 오가는 동안 세상은 그저 평화롭다.

희로애락,

잠깐 스쳐 지나가는 객이니 오면 오는 대로 맞이하고 가면 가는 대로 보내주면 될 일이다.


아 참, 두 인물의 관계는 화엄사에 걸음 하여 확인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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