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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뚫고 셀프 세차

2024년 8월 6일

by 경희

세차를 하지 않아 차 몰골이 말이 아니다.

연일 폭염으로 떠들썩하지만 아무래도 셀프 세차를 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


얼굴에 땀이 잘 나지 않는 편인데 금세 눈에도 땀이 들어와 따끔하다.

호기로웠던 내가 밉다.

허나 이미 시작했으니 물 한 모금 마시고 심기일전해서 작업을 이어간다.


내 손길이 닿는 대로 멀끔해지는 차를 보니 기분이 좋다. 잡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다.

그래 맞아, 이 맛에 셀프 세차를 하는 거지.


마지막으로 타이어 광택제를 바르고 있는데 천장에서 소리가 난다.

설마..... 비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후다닥 달려가 널어둔 발매트를 걷었다.


내 맘도 모르고 눈치없는 비는 후두두둑 세차게 내린다.

폭염을 뚫고 땀을 뻘뻘 흘리며 세차를 하였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다행히 하늘은 파랗다. 지나가는 소나기이기를 빌어본다.

세차장 사장님이 오셔서 요즘 일기예보가 맞지 않는다며 일전에도 이렇게 비가 오다 금방 그쳤으니 비가 그치면 가라고 하셨다.


10분 정도 지나니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저 물보라 봐. 다 튀겠다. 하~속상하다.'

'으이구, 욕심도 많다. 비가 그친 게 어디니.'

혼자 주거니 받거니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있는데,


응??? 어느 순간 도로가 젖어 있지 않았다.

겨우 2분 정도 달렸을 뿐인데 말이다.


인생은 예측불허다.

그러니 고민 말고 일단 부딪혀 보는 거다.

저스트 두 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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