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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비가 내리면

2024년 8월 16일 책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by 경희

상처 준 말과 상처받은 말로 마음에 비가 내리는 사람들이 우연히 카페에 찾아든다.


카페 주인장은 의사가 약을 처방하듯이 고민에 어울리는 다소 이상한 물건을 건네는데 퇴짜를 맞는다. 예상치 못한 전개에 주인장님께는 미안하지만 쿡쿡 웃음이 났다. 다음 손님은 받아주려나 했는데 역시나 퇴짜이다. 그래도 주인장이 내놓은 엉뚱한 처방으로 손님들은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자신만의 답을 찾게 된다. 주인장을 가까이서 지켜본 바, 의도했다기보다는 얻어걸린 느낌이다. 주인장은 아무도 가져가지 않은 다섯 개의 물건들로 커다란 비눗방울을 만든다. 비눗방울은 봄바람을 타고 날아가 씩씩하게 나아가고 있는 손님들에게 닿는다. 어수룩해 보이지만 어쩌면 천재일지도 모른다.


마음이 지친 어느 날, 바다로 갔다. 창문을 내리고 멍하니 있는데 고양이가 나타났다. 곧 가려나 했는데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주저리주저리 말을 건네보지만 대꾸도 없다. 그러다가 기지개를 켜는데 오오오 저건 요가에서 하는 고양이 자세다. 코 앞에서 두 눈으로 보게 될 줄이야. 흥분한 나를 남겨두고 고양이는 홀연히 사라졌다. 어라, 우울했던 마음도 홀연히 사라졌다.


이게 무슨 일이지. 빗소리가 나더기 제법 비가 많이 내린다. 주위가 조용한 밤에 빗소리가 참 듣기 좋다. 마음이 시원하다. 빗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얼른 잠을 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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