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 메고 북인도 여행 3/3
2024년 10월 10일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바쁜 하루를 보내다 보면 주위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나 자신을 들여다볼 틈이 없는 것도 물론이다. 제법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자고 일어나니 입술에 물집이 생겨있다. 여기저기서 한 템포 쉬어가라고 신호를 보내온다.
어느 곳에서 며칠을 보내고 돌아왔더니 머리가 하얗게 세어있더라는 옛날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바라나시에서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모르겠다. 가트를 따라 걷다가 앉아 멍하니 있다 보면 잠시였다 싶은데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있다.
마침 바라나시를 떠나는 날이 같은 여행객이 있어서 함께 공항으로 가기로 하였다. 그럼 몇 시에 어디에서 만나자가 보통인데, 시간을 초월한 맛을 본 나는 전날에 오다가다 마주칠 테니 그때 이야기를 하자고 하였다. 세상에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다행히 상대편에서 연락처를 교환하자고 하여 무사히 만나 공항으로 갔다.
시간에 무감각한 채 정말 마음 가는 대로 편히 쉬었다. 프랑스 제빵사가 맛있게 구운 빵과 바바 라씨도 내 영혼을 한껏 살찌웠다. 바라나시는 죽음을 앞둔 이들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산 사람에게도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