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

2024년 11월 27일 영화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

by 경희

영화 속 가족은 중국계 태국인이라 그런지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네가 살아가는 이야기와 똑 닮았다.


첫째네는 영험하다는 절에 엄마를 모시고 간다.

거동이 불편한 엄마는 계단을 오르느라 뒤처져 있지만 첫째네는 저만치 먼저 가 버린다.

첫째네가 쓴 소원지에는 엄마의 건강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다.

엄마가 손자의 도움을 받아 쓴 소원지에는 자식들 잘 살게 해 달라는 이야기가 자리가 모자랄만치 빼곡하다.

돌아온 후, 엄마는 첫째네가 고급 요양원에서 모시겠다는 제안을 거절한다.


셋째는 찬장을 열고 꼬깃꼬깃 모아둔 돈뭉치를 가져간다.

엄마가 새벽에 일어나 노상에서 죽을 팔아 모은 돈이다.


의사는 더 이상의 치료가 불가능하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한다.

첫째가 둘째에게 엄마 집문서가 어디 있는지 추궁하자, 둘째는 엄마의 뜻에 따라 셋째에게 집문서를 건넨다.

셋째는 엄마집을 팔아 노름빚을 갚고 엄마를 요양원에 모신다.


엄마는 그저 그런 요양원의 다인실 침대에 야윈 몸을 누이고 있다.


중학생 때인지 고등학생 때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요양원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었다.

방안에 빽빽하게 들어선 침대와 온기 없는 서늘함.

그때의 잔상이 겹쳐 마음이 아렸다.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하루 입원을 하였다. 미처 티슈를 챙기지 못해 1층 편의점에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다음 층에서 환자분과 간호사분이 탔다. 환자분은 엄마가 요양병원에는 죽어도 안 가신다고 간호사분께 푸념을 늘어놓았다. 요양원에 가는 것을 자기를 버리는 줄로 아신다고 덧붙였다. 간호사분은 재활치료도 받고 좋으실 텐데라고 편을 들어주었다.


날이 추우면 따뜻한 음식이 먹고 싶어 진다.

환자분의 어머니께서는 몸아 아파 생활이 불편하더라도 마음이 추운 건 견디기가 힘이 드신 게 아닐까.


영화 속 할머니는 유산을 바라는 손자의 검은 속내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네가 함께 있어 즐겁다고 이야기한다. 자식들과 함께 밥 먹고, 카드 놀이하고 웃고 떠들던 그때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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