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

2025년 4월 28일

by 경희

보너스.

고개를 돌리니 아저씨가 옛날과자를 봉지에 더 넣으시는 중이다.

저울에 올려진 봉지.


넘었으니까 만원,

안 넘었으면 이만 원.

재치 있는 입담에 절로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순대가 먹고 싶어서 오일장에 왔다.

이왕 온 김에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하였다.


복작거리는 걸 싫어하는데

왜 인지 여기는 좋다.


관련성 있는 물품들이 함께 놓인 마트와 달리

도무지 예측이 불가하다. 그래서 즐겁다.

우와 닭똥집튀김 맛있겠다 하고 나면 갑자기 낙지가 나타난다.

옷이랑 꽃을 같이 판다.


후리지아 2단 5천 원.

꽃집에서 빈약한 1단이 만원이라고 해서 꽃시장에 가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야호! 당장 지갑을 열었다.

룰루랄라~ 신이 난다.


순대 5천 원.

만원의 행복으로 입이 귀에 걸렸다.

이제 저기 길목에서 빠져나가서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그 길목에 몇 차례나 애써 외면했던 떡볶이가 있었다.


떡볶이 네다섯 봉지, 튀김 네다섯 봉지가 매대에 올려져 있고

아주머니는 마칠 준비를 하시느라 바쁘시다.


떡볶이 얼마예요?

원래 6천 원인데 4천 원에 가져가요.

세상에! 마감 세일이다. 하나만 주세요.

튀김은?

튀김은..... 망설이고 있으니 쐐기 한 방을 박으셨다.

떡볶이랑 튀김이랑 해서 9천 원에 가져가요.

분식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다.

아주머니께서는 이게 튀김이 더 많이 들어있다며 챙겨주셨다.


날짜 잘 보고 다음에 또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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