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123

2025년 7월 7일 책 '오직 영국에서 일어나는 일'

by 경희
나무 의자 아래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뛰어노는 아이들을 구경하다 보면 갑갑한 게 어느 정도 풀린다고 했다.

_오직 영국에서 일어나는 일, p.117 , 이진 저, 미다스북스


#벤치 1. 월성


월성 성곽에 오르면 계림숲과 첨성대가 내려다 보인다.

아래는 사람들로 북적거리지만

여기는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 좋다.


마음이 부산스러운 날이면 얼굴이 굳은 채로 곧장 집으로 가기가 꺼려진다.

성곽을 따라 걷다가 벤치에 몸을 맡긴다.

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냥 멍하니 있다 보면 신기하게도 소란이 잦아든다.


P.S. 요즈음에는 성곽에도 제법 사람들이 많다. 나만 알고 싶은 장소를 빼앗긴 기분이 들다가도 아래를 내려다보며 감탄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가이드를 따라 성곽을 지나치는 단체 관광객을 보면 몰래 빠져나와서 잠깐 저기 한번 올라가 보라고 쿡 찔러보고 싶은걸 겨우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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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2. 서출지


서출지는 크기가 작지만

남산을 병풍 삼아 미약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었다.

바람이 불자 갈대 잎사귀가 샤샤샤 소리를 내며 출렁였다.

사방이 조용하니 온통 갈대 소리뿐이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복잡한 머리 속도 어느새 샤샤샤 갈대 소리만 울린다.


P.S. 지금이면 주변으로 배롱나무와 능소화가 한창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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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3. 이 즈음하여 당신의 벤치가 궁금합니다.


벤치 123 앞으로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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