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표지판이 말하는 세상

by 경희

# 포르투


어쩌다 손가락을 베이기라도 하면 씻는 것부터 시작해서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색맹으로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표지판을 처음 보았다. 내가 편하게 살아가는 세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베인 손가락처럼 여전히 불편한 세상일 수도 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응당 누려야 할 것을 모두가 함께 누리는 세상을 고민하는 시선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IMG_1311.JPG



# 캘거리


캘거리 거리에서 마주친 표지판은 보는 순간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이렇게 해주면 좋겠어. 너만 괜찮다면 이렇게까지 해주면 최고지, 고마워."

감사 인사를 먼저 받았으니 힘든 일도 아닌데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길을 걷다 보면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라는 표지판이 무색하게도 그 아래에는 쓰레기가 어지러이 널려있다. 찬 바람 같은 말은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지만 따스한 햇살 같은 말은 마음의 빗장을 열게 한다. 예쁜 꽃화분을 놓고 '아름다운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향기로운 당신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라고 적어두면 어떨까. 때로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IMG_0476.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풍경을 선택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