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8일 책 ' 그해 푸른 벚나무'
히오 씨는 외할머니와 엄마를 거쳐 카페 체리 블라썸을 운영하고 있다. 외할머니는 호텔을, 엄마는 양식 레스토랑을 운영하셨지만 건물과 마당에 자리한 벚나무는 그대로이다. 꽃집을 운영하는 미야코 씨는 정기적으로 카페에 들러 꽃을 장식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가게를 역 앞에서 산길 위쪽으로 옮긴 후에도 두 사람의 인연은 계속된다. 시기에 맞추어 준비한 꽃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는 말을 들으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히오 씨가 발품을 팔아 계절에 맞게 준비하는 화과자도 마찬가지이다.
새로 생긴 카페가 있나 하고 검색하는데 주소가 '나무껍질대문'으로 끝나는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두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나무껍질대문'이다. 이거 무척이나 근사하다.
지난번에는 손님이 많아 발걸음을 돌렸는데 일요일 늦은 오후라 다행히 자리가 있다.
별채 유리문에는 빈티지한 색감의 꽃가지 스티커가 붙어 있다. 문턱 단차가 높은데 반듯한 계단이 아니라 넓대한 돌이 놓여 있다. 그러고 보니 손잡이도 돌멩이다. 별채와 처음 마주하는 문에서부터 주인장들이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두 팀이 앉을 수 있는 자그마한 공간이다. 안쪽에는 자리 잡은 손님이 있어 문가 쪽에 앉았다. 유리문을 통해 마당이 훤히 눈에 들어와서 마음이 시원하다. 카페 체리 블라썸에는 방이 세 개 있는데, 벚나무 방도 큼지막한 창을 통해 마당을 볼 수 있다.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자 옆에 있던 손님들이 떠났다. 옆 테이블 위에 놓인 화병에는 잘 보지 못한 식물이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 앞에는 명함이 놓여 있는데 주소지가 대구인 꽃집이다. 여기 카페가 대구에서 이사를 왔다고 하더니 히오 씨와 미야코 씨처럼 여전히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이다. 저 꽃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지 궁금하다.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만은 분명하게 느껴진다.
천장에 달린 스피커에서는 옛 노래가 흘러나온다. 아이유가 리메이크해서 알고 있는 곡도 나와서 반갑다. 하나하나가 공간과 잘 어울리는 선곡들이다. 이것만 듣고 가자 하다가도 뒤 이어 나오는 노래가 좋아서 자꾸만 눌러앉게 된다. 한 사람이 들어오더니 화병에서 식물을 꺼내더니 줄기를 잘라내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이 분은 주인장일 테다. 카페 주소가 나무껍질대문이라 인상 깊었다고 말씀드리니, 이사를 하면서 꼭 하고 싶었던 거라 강조를 하였다고 하셨다. 다른 한 분은 마당에서 나무와 꽃에게 물을 주고 있다.
신념과 정성으로 가꾸어가는 공간에서 대접받는 느낌. 카페 체리 블라썸을 다녀 가는 손님들도 느꼈을 테지.
이 둘 참 닮았구나 싶다.
P.S. 이사 오기 전에 카페를 들렀던 사람들의 리뷰를 보니 계절별 디저트로 유명하였다고 한다. 이번에 갔을 때 디저트는 판매가 마감되어 먹어보지 못한 게 아쉽다. 다음번에는 꼭 디저트를 먹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