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0일 책 '버드와처'
침실로 해가 비집고 들어와도 청년은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해가 지면 겨우 몸을 일으켜 일터로 향한다. 돌아오면 깜깜한 방에서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다 잠이 든다.
테이블 위에는 생수, 빈 캔음료와 컵라면 용기가
방바닥에는 일회용 포장 용기를 넣어 둔 봉지들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다.
일, 집, 일, 집..... 무기력한 나날이다.
편의점에서 캔음료와 도시락을 사 들고 초록을 머금은 공원으로 간다.
벤치에 앉아 한 손에는 샌드위치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휴대폰을 만지작 거린다.
이 좋은 날에 나무도 좀 보고 하늘도 좀 보고 그러면 좋으련만..... 나 혼자 애가 탄다.
다행이다. 드디어 본다.
대포 카메라와 망원경을 든 무리가 보인다. 모두 일제히 같은 곳을 향하고 있다.
청년은 호기심에 이끌려 지켜보다가 그들이 이동하자 멀찍이 거리를 두고서 뒤따른다.
무리 중 한 명이 청년을 불러 새를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카메라 앵글에 잡은 새를 함께 본다.
어찌 된 영문인지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할 청년이 보이지 않는다.
이불은 가지런하게 펴져 있고, 테이블과 방바닥에는 잡다한 물건들이 하나도 없다.
검은색 망원경 한 개만 놓여 있다.
새를 보러 나선다. 혼자 때로는 함께.
여름을 지나 가을,
가을을 지나 겨울,
겨울을 지나 봄.
청년에게서 반짝반짝 빛이 난다.
무언가에 마음을 준다는 건
주는 이에게도 숨결을 불어넣는 모양이다.